환율 하락에 울고 웃는 기업 어딘가

환율 50원 하락 시 LGD 순이익 95% 급감...대한항공 82% 급증

2013-10-28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최근 환율 하락(원화 강세)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환율 변화에 IT업종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50원 하락하면 순이익이 10% 감소할 정도라는 전망치도 나오고 있다.

28일 우리투자증권이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상장사 146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업종별 환율 민감도 분석’ 자료에 따르면 연간 원달러 평균환율이 올해 전망치인 1108원에서 1058원으로 하락할 시 삼성전자, 현대차 등 수출 위주의 기업들이 실적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이에 비해 항공운송, 철강․비철금속, 유틸리티, 의복, 제지 등의 업종은 원화 절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나타났다.

LGD, 환율 1050원으로 하락시 순이익 95% 감소

원달러 환율은 지난 25일 13개월 만에 1100원선이 붕괴됐고 지난주 1097.00원으로 시장을 마무리했다.증권업계에서는 환율이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전기전자․휴대폰부품, 디스플레이, 반도체, 화학, 자동차, 건설, 조선, 해상운송 등의 업종이 실적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이들 업종은 수출 중심이고 매출액의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원화절상이 매출액 및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대한상공회의소가 수출기업들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 부분의 기업들이 1050원대를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것으로 집계됐다. 1050원 이하로 환율이 하락한다면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다.특히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최악의 경우 순이익의 95% 이상이 급감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우리투자증권은 올해 연평균 환율이 달러당 1108원일 경우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순이익은 3482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하지만 환율이 1058원까지 하락하면 순이익이 95.4%(332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삼성전자도 동일 조건에서 순이익이 21조6천239억원에서 9.6%(2조760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이외에도 삼성테크윈(-19.2%), 금호석유(-17.8%), KPX화인케미칼(-15.4%) 대우조선해양(-10.3%), SK이노베이션(-10.2%), 기아차(-7.5%), 현대차(-6.0%) 등도 환율 하락이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환율 50원 하락시 영업이익 82% 증가

원자재를 수입하거나 외화부채가 많은 업종의 경우 환율 하락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대한항공의 경우 우리투자증권이 예상한 올해 순이익 규모는 4081억원인데 연평균 환율이 당초 예상치보다 50원 하락하게 되면 순이익이 7461억원으로 82.8%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항공사의 영업상 달러비중이 매출의 40%, 비용의 55% 수준으로 현금흐름상 달러부족 현상이 발생하는데 원화 절상은 바로 영업이익으로 직결된다”며 “동시에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매출액 상승과 비용절감 두 분야에서 모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말했다.여기에 항공기 관련 외화부채를 보유하고 있어 대규모 외화환산이익이 계상된다고도 덧붙였다.대한항공 이외에도 한진해운도 순이익이 70.5% 늘어나고 아시아나항공과 포스코도 각각 56.0%와 18.9%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