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탈당 홍문종 "박근혜 예의주시...내가 정계개편 신호탄"
"朴 전 대통령도 관련 내용을 잘 알고 계신다...탄핵백서 만들자하니 黃이 무시"
지난 2월 유영하 변호사도 黃 저격 "朴 전 대통령이 황 전 국무총리 면회 거부"
2019-06-18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친박계(친박근혜계) 핵심 홍문종 의원이 18일 자유한국당을 탈당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국당 탈당 및 신당 창당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자신이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임을 자신하고 나섰다. 홍 의원의 이른바 '박근혜 팔이'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황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박심(朴心)을 빌려 황 대표를 저격한 바 있다. 용두사미로 끝난 유 변호사 때와는 달리 홍 의원은 내년 총선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분명한 입장표명을 황 대표에게 집요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한국당 탈당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과 미리 교감된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과 교감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정치를 시작한 이래 중요한 정치적 문제에 대해 상의를 하지 않은 적이 없다"며 "박 전 대통령도 밖에서 사람들이 편지를 많이 보내와 관련 내용을 잘 알고 계시고, 지금의 상황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고 많은 분들이 동참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국당 의원들만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40~50명 정도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홍 의원은 탈당을 결심한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한 황 대표의 태도를 꼽았다. 그는 "탄핵은 거대한 정치음모와 촛불 쿠데타 등으로 만들어진 거짓의 산"이라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의혹이) 날조된 정황이 갈수록 기정사실로 되고 있고 '탄핵 백서'를 제작해 기록의 왜곡을 막자고 반복해서 말했고, 황 대표에게도 이를 당부했으나 별다른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더해 그는 이날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당이 태극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 보수우익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모으는 데 있어서 역할을 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으나 보수우파를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중심 국민들로부터는 외면당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것을 황 대표가 정신 바짝 차리고 그 일을 감당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을 유일하게 접견했던 유영하 변호사도 황 대표를 저격한 적이 있다. 유 변호사는 한국당 전당대회 기간인 지난 2월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황 전 총리 면회를 거부한 사실을 공개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수차례에 걸쳐 교도소 측에 대통령의 허리가 안 좋으니 책상과 의자를 넣어달라고 부탁했지만 반영되지 않은 점, 황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 수인번호를 몰랐다는 점을 이용해 "모든 것이 함축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의 이런 발언을 종합하면 황 전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수감 중인 자신을 예우해주지 않은 데 대해 박 전 대통령이 서운한 감정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과 그 후에 자신을 적극 방어하지 않고, 정략적 목적으로만 활용하려는 황 대표를 불신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황 대표는 줄곧 “여성의 몸으로 오랫동안 구금생활을 하고 계시다. 아프시고 여성 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계신 점을 감안해서 국민 바람이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