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외교라인 모두 거느리고 김정은과 정상회담
2019-06-20 조현경 기자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11년만에 다시 평양을 찾았다. 2008년 6월 차기지도자 신분으로 친선이 목적이었다면 이번 두 번째 방문은 최고지도자 신분으로 동북아 정세와 세계무역 질서를 좌우하는 미중 정상 간 담판에 대비한 북중 간 전략회의 목적이다.
서로의 절박한 필요, 북중 수교 70주년이라는 상징성, 14년만의 중국 최고지도자 방문이라는 의미가 겹치며 평양에서는 파격적인 환영이 이어졌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정오에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의 영접을 받았다. 시 주석 일행은 평양 시내 이동 중 북한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 속 카퍼레이드를 벌였고, 외국 지도자로는 사상 처음 금수산 태양궁 앞 광장에서 공식적인 환영을 받았다. 환영식이 열린 광장에는 대형 화단이 광장 중간에 조성됐으며 시 주석이 도착하자 수만 개의 오색 풍선이 하늘로 날아올랐다고 전해진다.
이어 북중 정상은 오찬을 가진 뒤 오후 북중정상회담에 돌입, 북중 관계 강화와 비핵화·평화체제를 놓고 전략협의에 들어갔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환영 만찬에 참석했고 이어 북한 집단체조를 관람하는 것으로 방북 첫 날 일정을 마쳤다.
이날 중국 관변 매체는 북중정상회담 목적이 미중정상회담을 위한 협상카드 준비용이라는 관측을 부인했지만 중국 측 수행원 면면에서 드러난 메시지는 정반대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수행원에는 왕이 외교부장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 외교라인이 총출동했다. 여기에 중국 경제사령탑인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도 가세, 대북제재로 궁지에 몰린 북한에 대한 지원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번 시 주석은 방북 이후 한반도 주변 정세는 급변할 전망이다.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에 중국이 가장 핵심적인 중재자로 나서면서 남북미 3자구도로 진행되던 비핵화 협상은 4자구도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에 더해 북한을 전략수단으로 삼은 중국이 미중 무역분쟁 과정에서 한국 등 주변국에 대해 더욱 강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시 주석은 21일 평양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