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기지시줄다리기, 남북 화합 기원 임진각서 ‘의여차’
[매일일보 오범택 기자] 당진 기지시줄다리기(국가무형문화재 제75호) 행사가 지난 23일 한반도 평화와 남과 북의 공동 번영을 기원하기 위해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펼쳐졌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기지시 줄다리기 행사는 오전 10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남북화합기원 제사를 시작으로 농악공연에 이어 관광객들이 함께 참여하는 줄다리기 시연 순으로 진행됐다.
남북 분단의 상처를 간직한 임진각에서 남과 북의 화합과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기지시줄다리기 행사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당진시와 보존회는 지난 2013년에 한 차례 줄다리기 행사를 연바 있으며,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었던 지난해 6월에도 남북화합 기원 줄다리기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기지시줄다리기가 남북 화합에 앞장서고 있는 데에는 기지시줄다리기가 가진 상징성 때문이다.
이는 물 윗마을과 물 아랫마을로 나뉘어 줄을 당기는 기지시줄다리기는 물 윗마을인 수상(水上)이 이기면 그 해에 나라가 태평하고 물 아랫마을인 수하(水下)가 이기면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있는 만큼 승패보다 화합과 공동 번영에 목적이 있다.
물론 기지시줄다리기의 최종 꿈은 임진각이 아닌 상징성이 있는 장소에서 남과 북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줄다리기를 하는 것이다.
고대영 당진시청 학예연구사는 “500여 년의 긴 역사를 가진 기지시줄다리기가 남과 북을 하나로 잇는 평화의 줄이 될 수 있도록 보존회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69주년을 맞이한 6.25 전쟁을 앞두고 진행된 이번 줄다리기가 남북 평화의 길을 열어주는 초석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