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시대, 후루크(Fluke) 투자는 가라!

2020-06-24     최근민 인모스트투자자문 대표
최근민
[최근민 인모스트투자자문 대표] 아침 출근 후 지난밤 있었던 국제 주가지수와 참고할 지표들을 찾아본다. 미국의 고용지수, 주택가격추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호주 소비자물가지수 등 해외 정보들은 일 하는 책상 앞에서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정보화 시대라는 말은 거창한 예를 들지 않아도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체감하며 살고 있다. 과거에는 우리가 저축을 하고 투자를 할 때 먼나라인 미국이 어떠한 정책을 수립하고 어떤 경기지수가 반영되는지 등을 알 필요가 없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파악할 방법이 없었고, 그런 정보들을 우리가 진행하는 투자에 반영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과거 미국발 금융위기가 우리경제와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쳤을 때 먼 나라의 위기가 왜 우리나라의 주식과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됐을까. 그저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 하는 가장 큰 나라에 위기가 왔으니 그보다 작은 우리나라도 피해가 있었구나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을 것이다. 지금도 인식의 깊이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실상은 그 먼나라의 소소한 문제들이 우리가 사는 삶에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먼 나라 미국의 생산자 물가 지수와 고용율이 도대체 왜 우리가 투자를 하고 저축을 하는데 영향을 준다는 말일까. 세상에 어떤 현상도 자연발생된 것이 없다. 금융이나 투자시장도 우연히 생겨난 현상은 없다. 금융은 반드시 원인과 결과를 동반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고용율은 미국 사람들 중 생산활동에 기여하는 노동인구의 비중을 가르킨다. 생산활동에 기여하는 인구가 많다는 것은 노동력으로 인해 금전을 활용하고 사용할 비중이 높아진 것을 말하고 이는 물가상승과 금전의 회전율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금융위기 이후 미 금융정책은 막혔던 소비를 활성화 해 내수를 증진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고용율이 오르고 소비가 늘며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오른다는 것이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라는 뜻이다. 금융위기를 타계할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면 그 다음은 무엇일까. 비정상적으로 늘렸던 미국의 통화량을 점차 감소시키게 될 것이고 미국의 화폐가 달러라는 점에서 달러를 가지고 해외 거래를 하는 수없이 많은 국가와 기업에 영향을 주는 것이 자명한 일이다. 우리가 그러한 거래를 하는 기업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를 했다면 우리의 투자자산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긴 이야기를 돌아왔지만 결국 미국의 고용율이 왜 나의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지 조금은 이해했길 바란다. 영어 단어중에 ‘플루크(Fluke)’ 라는 말이 있다. 학창 시절 구기운동을 해본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들어본 ‘뽀록’, ‘후루쿠’ 라는 은어가 바로 플루크의 잘못된 표현이다. 풀루크의 어원은 ‘뜻밖의 행운’ 이다. 하찮은 놀이에서도 실력과 경험으로 얻어지지 않은 것들은 인정하지 않아 온 것이다.  플루크의 우리말은 ‘요행’이다. 요행에는 뜻밖의 행운을 얻다라는 뜻과 행운을 요구한다는 두가지 뜻이 있다. 조금 다를 수 있지만 결국 요행이란 말은 경험, 노력, 실력과 무관한 행운에 의존한다는 말이다. 모든 투자가 정교한 공식처럼 원인과 결과를 다 이해하고 모든 투자구조를 완벽하게 파악한 후 진행될 수는 없다. 하지만 소중한 자산을 투자하면서 요행이라 불리는 행운에 기댈 수는 없는 일이다. 아직도 감으로 ‘묻지마’ 투자를 하고 수익을 얻어 기뻐하는 투자자가 있다면 학창시절 어쩌다 골을 넣은 친구에게 했던 말을 건내고 싶다. “그거 실력 아니고 후루쿠로 들어간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