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캠핑트레일러 제조업체 ‘게르’ 조준상 대표···“버튼 하나로 캠핑카 변신”

감성 담은 게르의 특화제품 ‘붐’···“중국박람회서 수출가능성 확인”

2020-06-27     김천규 기자
조준상
[매일일보 김천규 기자] 국내 캠핑카 시장이 전성기를 맞으면서 수입캠핑카 업체와 국산캠핑카 제작 업체들이 소비자 취향에 맞춰 아이디어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각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도 앞 다퉈 이뤄지고 있다. 캠핑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부쩍 늘어난 캠핑인구에 비해 움츠러든 캠핑산업 현장에서는 그나마 기업화·대형화된 몇몇 수입캠핑카 업체와 국산캠핑카 제작 업체들이 까다로운 국내 캠핑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침체된 캠핑산업이 활기를 찾기까지 제도적 장애요인과 불필요한 규제 등으로 아직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캠핑시장이 홍역을 앓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캠퍼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저가형 아이디어 제품과 고급화된 시장 제품이 정면으로 배치되면서 수급 불균형 현상을 초래하고 있기때문이다. 또 내수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해외시장을 찾는 해외직구 수요 증가도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무겁게 하고 있다. 기자는 순수 국산을 고집해 특화된 제품으로 20~30대 캠퍼들의 시선을 잡고 있는 강소 트레일러 제조업체인 주식회사 ‘게르(대표·조준상)’를 찾아 젊은 층이 선호하는 캠핑카에 대해 궁금증을 풀어 봤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누구나 손쉽게 캠핑카로 구축할 수 있는 트레일러 ‘붐’은 국내 최초로 전동 모터 장착과 에어 폴을 적용한 원 폴딩 방식 제품이다. 붐은 조준상 대표가 직접 설계 제작한 캠핑트레일러로 올 초부터 시판에 들어갔다.  “작년 6월 고카프 박람회에서 지금의 붐을 컨셉카로 선보였던 것이 행운이었죠.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 중 20여명의 캠퍼들이 현장에서 한꺼번에 제작 주문을 해왔습니다. 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한동안 어안이 벙벙했죠." 조 대표가 붐과 인연을 맺은지는 불과 2년에 불과하지만 실제 그의 트레일러 제작 경력은 지난 2013년 카고 트레일러 ‘볼레로’를 제작하면서부터다. 내열성과 내구성이 강한 폴리에틸렌(PE) 소재로 심플한 디자인에 편의성을 얹은 루프(roof)의 노하우는 지금까지도 캠퍼들에게 최고의 카고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급 아이디어가 가미된 고퀄리티 제품은 어떤 불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노하우이기도 합니다. 박리다매 전략으로 가격마져 착하게 공급한다면 소비자입장에선 환영할만하죠.” “붐 역시 박리다매 전략을 고수하는 이유는 제가 자신있게 만든 제품이기때문에 가성비 좋은 트레일러로 인정받고 싶고, 그로 인해 게르가 재도약할 수 있는 전환기를 맞고자 하는 바람에서 내린 결정입니다. 제 영업전략은 극히 현실적일 수 있지요. 게르는 덤으로 신뢰를 쌓을 수도 있고요.” 캠핑트레일러로는 시장에 첫 선을 보였지만 조 대표의 기술적 노하우는 베테랑급이다. 서두르지 않는 그의 여유에도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25년 전부터 패러글라이딩을 시작해 현재까지 현역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활공의 매력에 심취해 있다. 공군복무 시절 패러글라이딩 교관으로도 활약했던 오랜 활공 경력은 그에게 신중함과 여유를 갖게 한 원천이기도 했다. “목표가 없는 사업은 수명이 짧다고 생각해요. 감성과 개성이 담긴 붐은 게르만의 특화제품이니 만큼 유일한 컨셉 유지를 위해서라도 사업의 연속성을 지향하면서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어 가겠습니다.” 글라이더에서처럼 높고 멀리 보겠다는 조 대표의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는 메세지다. 40대 중반인 조 대표는 나이에 비해 생각이 젊고 융통성이 있다. 20~30대를 겨냥해 제작된 붐이 현재 인기를 누리는 가운데 판매되고 있지만 붐을 필요로 하는 젊은층 수요를 늘리기 위해 기존의 붐을 소형화시켜 내년 초 신제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의 붐도 완성도나 만족도가 높은 편이지만 더 소형화 된 붐을 제작, 출시하면 젊은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가격 부담도 다소나마 줄일 수 있어 구매율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는 조 대표는 매년 새로운 아이디어 제품으로 젊은 캠퍼들을 향해 친근하게 다가가는 게르가 될 것을 강조했다. 게르는 올해 첫 선을 보인 붐으로 현재 60~70대의 판매실적을 올렸고, 연말까지 총 200대 이상 출고를 앞 둔 상태다. 올 예상 매출은 25억 원. 내년은 100% 성장 목표로 50억 원을 내다보고 있다. 내달 중에는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현재 공장(경기도 광주)을 용인으로 확장 이전한다. 붐을 알리기 위해 최근 중국박람회를 다녀 온 조 대표는 “박람회를 찾은 여러 바이어들로부터 붐의 가능성을 재확인했습니다. 수출 가능성도 희망적이어서 저로서는 중국방문이 큰 수확이었죠. 수출길이 열릴 경우 현지 실정에 맞춰 소비자와 머리를 맞대고 생산과 유통까지 해결할 수 있는 프로슈머 마케팅도 구상 중입니다.” 조 대표는 자신에 의해 만들어진 붐을 인터뷰 내내 자랑스럽게 어필하면서 강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보였다.
사진=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