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학교 밖 세상과 소통하는 플랫폼 ‘경기 꿈의 대학’

2019-06-30     안미라 문화기획자 / 플랜지 대표
안미라
학생 수는 줄어들고 있는데 대학 입시 경쟁 환경은 더 치열해진 상황을 나는 잘 이해하기 어렵다. 오늘도 밤 12시가 넘은 시간인데 학생들이 걸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집에 잘 들어가려나 하는 걱정과 짠한 마음이 든다. 핸드폰을 보면서 걸어가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만일의 좋지 않은 사태에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도구라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으로 위안을 하면서 나도 나의 목적지를 향해 간다. 그럼에도 나는 요즘의 학생들에게 부러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우리 때와는 다르게 여행을 쉽게, 자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체험학습이라는 대체 조건으로 결석 처리가 되지 않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한데,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의 결석은 있어서는 안되는 불성실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체험과 경험을 통해 세상에 대한 견문을 넓히는 긍정적 효과에 대한 사회적, 교육적 인식이 공감을 얻었고, 나는 더 확장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또 하나는 세상을 접하고 소통하는 통로와 채널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어서 부럽다. 그 중의 하나가 경기도 교육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학생들의 호기심과 관심 분야를 체험할 수 있는 학교 밖 강좌 프로젝트인 ‘경기 꿈의 대학’이다. 학생들의 적성 발견과 진로 개발에 도움이 되는 실제적인 다양한 강좌에 참여할 수 있다. 사회 곳곳에서 교육하고 활동 중인 강사들의 생생한 현장과 삶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의 인생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된다.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이러한 프로젝트가 있었다면 지금의 나 아닌 다른 나로 살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왜냐하면 내가 나아가야 할 망망대해 세상에 대해서 나와 소통한 사람들과 제도는 극히 좁고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쌍방향적인 이 프로젝트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강사라기보다 오히려 학생들이다. 첫 수업 때 학생들은 언제나 나를 놀라게 한다. 내가 하는 강좌는 문화콘텐츠 기획과 개발인데 학생들의 진로나 희망을 물어보면 아는 것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구체적이다. 한 명만 키우는 1인 매니지먼트 경영자, 마을축제 기획자, 문화 마케터, 기업의 사회공헌팀의 문화행사 기획, 뮤지컬 홍보전문가, 역사문화콘텐츠 개발자,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유튜버 등을 이야기한다. 이미 많은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마치 본인들이 알고 있는 그 세계가 정말 그러한지 내게 확인하기 위해 참여한 것 같다는 생각에 놀랍고 대견하다. 그리고 나 스스로 긴장하면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여 나눠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게다가 문화예술현장이란 곳이 취업과 창업이 쉽지 않고, 월급도 적고 열정 페이가 여전한 곳으로 알고 있는데 내게 맞지요?라고 질문도 한다. 그래 그렇단다. 그런데 너희들 왜 이 강좌를 신청했니? 라고 물으면 그래도 관심이 있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라고 대답한다. 나는 안도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좋은 직업들이 많다. 그러나 최고의 직업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고 사는 나에게는 응원이 되고, 풍요로운 세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희망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 교육과정에서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강좌 체험을 통해 스스로가 좋아하는 것, 각자의 심장을 흥분시키는 것이 무엇인지를 느껴보며 삶의 역량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은 학교도 다르고 학년도 다른데 다 같이 편안해한다. 경쟁과 긴장과 반복의 생활 속에서 그들에게 그 시간만큼은 쉼터가 된다. 편안하지만 유익한 휴식이다. 세상을 만나는 다양한 플랫폼을 가진 학생들이 부럽지만 우리의 미래 세대가 다양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에 내 마음은 부자가 된다. 얘들아 걱정하지마! 삶과 세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문화예술은 인류의 역사상 소멸될 수 없는 유일한 것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