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등 영주댐 설계담합 업체 처벌 수위 ‘촉각’

‘가격’ 아닌 ‘설계합의’도 담합에 포함 되느냐가 쟁점

2013-11-04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물산 등 4대강 사업 중 하나인 영주댐 턴키공사 입찰 과정에서 일부 담합을 한 건설사들에 대해 내달 중 제재를 내릴 것으로 알려져 처벌 수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삼안, 도화엔지니어링 등 4개 업체에 과징금 납부명령 등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이중 담합을 주도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과징금과 함께 시정명령을, 설계사인 삼안과 도화엔지니어링은 시정명령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4개 업체는 지난 2009년 7월 수자원공사가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방식으로 발주한 영주다목적댐 건설공사 입찰 과정에서 기본설계의 세부내용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공정위는 앞으로 한 달여간의 해당 건설사 의견조회 절차를 밟아 12월 중 위원회 심의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런데 문제는 과연 설계도면에 대한 합의를 ‘담합’으로 볼 수 있느냐를 두고 상당한 논란이 뒤따를 것이란 점이다.지금까지 ‘담합’이라함은 일반적으로 가격부문에 대한 물밑 합의를 주된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이번 공정위가 주목하는 부분은 ‘설계도면’에 대한 업체들 간의 합의를 문제 삼고 있어서다.실제 공정위 내부에서조차 과연 이들 업체의 행위가 ‘담합’ 규정에 맞는 위법한 것인지를 좀처럼 결단을 내리지 못하다가, 지난 9월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이 이를 문제 삼은 직후 급하게 제재 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이 때문에 공정위의 처벌 수위가 확정되기 전까지 남은 한 달 간 삼성물산 등 업체들의 적극적인 소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또한 업계 일각에서는 만약 공정위가 제재를 내린다 하더라도 여론을 우려한 ‘마녀사냥’ 식의 처벌을 가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이와 관련 삼성물산 측도 앞으로 있을 공정위의 처벌 수위를 쉽게 가늠하지 못하면서 앞으로 진행될 위원회의 결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삼성물산 관계자는 “지금까지 담합은 가격부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이번은 설계에 관한 부문이라 이를 담합으로 봐야하는지를 두고 혼란이 있다”며 “공정위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가늠할 수 없으나 일단을 결과가 나와봐야 알 것 같다”고 답변했다.

한편, 영주은 경북 영주시 평은면-이산면 일대에 총 8,797억원을 투입, 높이 55.5m, 길이 400m, 총저수량 18억 1,100백만㎡ 규모의 복합댐을 건설하는 공사이며, 올해 연말 댐축조 완료를 목표로 지난 2009년 12월 착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