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애견 장사’ 도마 위

동물연대, 이마트 ‘펫샵’ 행정처분 신청

2013-11-04     신성숙 기자

[매일일보]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요즘 신세계 이마트가 매장 내에서 반려동물을 판매해오다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동물법 위반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동물자유연대(상임대표 조희경)는 지난달 30일 이마트가 운영하는 반려동물 판매점 ‘몰리스 펫샵’에서 영업정지 사유에 해당하는 동물보호법 위반 행위를 포착했다며 관련 시·구청에 행정처분을 신청했다.

생후 2달 안된 개ㆍ고양이 버젓이 판매
인근 애견숍 ‘타격’…골목상권 침해 논란

동물연대 관계자는 “최근 성남시청과 대전 동구청 그리고 서구청에 각각 ‘해당 영업점 사업자 등록을 취소하든지 영업정지 처분을 내려달라’는 신청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동물연대측이 지적한 몰리스 펫샵의 이번 동물보호법 위반 사항은 두 종류로 모두 현행 동물보호법 36조와 관련된다.

이 법 시행규칙 중 ‘영업자 준수사항’ 항목을 보면, 동물을 매매하는 영업인은 ▲관리하는 모든 동물에 대해 별도의 개체관리카드를 작성·비치해야 하며 ▲개나 고양이의 경우 생후 60일이 안 된 것을 판매할 수 없게 돼 있다.

같은 법 38조엔 이를 위반했을 때 처벌 규정으로서 “시장·군수·구청장 등 행정단체 장은 영업자가 이를 어길 시 사업자 등록을 취소하거나 6개월 내 기간 동안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 정지를 명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연대가 문제 삼고 있는 펫샵 지점은 이마트 경기 분당점과 대전 월평, 터미널점 등에 입점한 위탁경영점포 세 곳이다. 동물연대가 지난 9월부터 진행한 이마트 펫샵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기 분당점과 대전 월평점 등지에선 2개월이 채 되지 않은 개를 팔고 있었다. 특히 분당점은 개체관리카드도 없이 동물을 관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관련법을 위반한 세 개 영업점이 모두 위탁지점이었기 때문에 관리가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며칠째 이마트를 성토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한편 이마트의 동물판매점 ‘몰리스 펫샵’(몰리샵)은 재작년 첫 선을 보일 때부터 인근 애견숍 등 업계종사자들의 마찰을 빚으며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어왔다.

몰리샵 인근 한 애견숍 업주는 “이마트에 몰리샵이 들어선 이후로 분양 문의가 사실상 끊겼다”면서 “뿐만 아니라 애견용품이나 미용 매출도 크게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업계 종사자들이 더욱 긴장하는 것은 이마트가 펫 사업에서 성공하면 다른 대형마트들도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점에서다. 실제로 이마트의 몰리샵에 자극을 받은 롯데마트가 지난 3월 서울 문정동 송파점에 애견 전용매장인 ‘펫가든’을 개업했다. 롯데마트는 펫가든을 계속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몰리샵은 2010년 말 경기 구성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첫 선을 보인 이래 2년도 안 돼 서울 자양점과 문정동 가든파이브점 등 전국 15개 이마트 또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점포에 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