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아청소년 원형탈모’ 해결을 위한 한의약적 솔루션

2019-07-02     황만기 서초아이누리한의원 대표원장(한방소아청소년과전문가·한의학박사)
서초아이누리한의원

[매일일보] 이제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됐다. 소아청소년 원형탈모(alopecia areata) 환자들에게는 더욱 심하게 괴로운 시기가 바로 이 무더운 여름철이다. 그렇지 않아도 소아청소년 원형탈모 증상에 악영향을 주게 되는 기후적 조건에다가, 이러한 보이지 않는 사회심리적 스트레스가 더해지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더욱 각별한 소아청소년 모발 관리가 필요하다.

사실 2000년도 이전의 시기에는 ‘탈모(脫毛)’란 중년 이후의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이라고 사회적으로 이해됐다.

하지만 2000년도 이후로는 사회적 경쟁 격화로 인한 과도한 심리적 스트레스와 과로, 미세 먼지와 황사 및 중금속 등 대기 환경적 오염 요소,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폭발적 확산 및 게임이나 SNS 등으로 인한 온라인 사용 시간 증가 등의 여러 상황들이 겹치면서 탈모 발생 연령대가 굉장히 낮아지는 추세다. 탈모는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201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원형탈모증 환자 16만3785명 중 20~30대가 7만1330명으로 거의 50%에 육박했다.

또한 ‘사춘기 시기 이전에 발생되는 원형탈모’를 보통 소아 원형탈모라고 하는데, 소아 원형탈모를 다룬 논문에 따르면 이 병으로 진료를 받은 어린이의 평균 연령은 7.8세였다. 이 중에서 55.9%가 초등학생이다. 또한 과도한 긴장감, 불안 장애, 우울증, 공격성, 초조감 등 정신심리적 문제가 있는 어린이도 전체의 51.7%에 달했다.

소아 원형탈모는 모낭 세포 주변에 지속적으로 염증이 생겨서 동그란 형태(원형 또는 타원형)로 머리털(또는 눈썹)이 빠지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는 우리 몸의 면역계가 높은 심리적 스트레스와 유전적 요인 등의 선행적 원인으로 인해서, 외부의 적과 내부의 아군을 정확하게 구별하지 못하고 우리에게 이로운 역할을 하는 아군을 오히려 공격하는 면역계의 대혼란 상황인 것이다.

내 몸의 면역 체계가 이렇게 이상 반응을 보이면서 내 몸의 모낭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결국 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것이 소아 원형탈모의 특징 중 하나이므로, 어린이가 자주 두피를 긁거나 머리에 손을 대는 행동을 보인다면 반드시 해당 머리 부위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실 소아 원형탈모 치료가 상당히 힘들어지고 늦어지고 결국 어려워지는 가장 큰 이유는 머리털이 조금 빠지는 것이 생명을 위협하는 죽을 병도 아니고, 통증이 있는 것도 아니며, 아직은 나이가 많이 어리니까 그냥 마음 좀 편하게 해주고 스트레스 좀 줄여주면서 그냥 시간이 지나가면 저절로도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하는 부모의 안이한 마음이다.

성인들의 ‘단발성 원형탈모’는 사실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10명중 7, 8명 정도가 대략 6~7개월 이내에 자연 치유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소아 원형탈모의 경우에는 단발성의 형태라고 하더라도 절대로 그냥 방치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소아 원형탈모는 재발율이 거의 80%에 이르기 때문이다. 탈모 진행 속도가 성인에 비해 현저하게 빠르며, 더불어 난치성 소아 원형탈모가 단발성 소아 원형탈모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소아 원형탈모의 경우에는 반드시 한의원을 포함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서 증상 치료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적극적 예방 대책을 꼭 마련해야 한다.

흔하지는 않지만 정말 심한 경우에는 거의 1~3달 만에 아이의 머리털 전체가 모두 빠지면서 ‘전두탈모(全頭脫毛)’로 진행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처럼 급속도로 진행되는 탈모 증상을 보이게 되면 부모님들은 어찌해야 좋을지 갈팡질팡 하면서 당황하기 쉽다. 소아청소년 원형탈모 증상 초기에 제대로 발견하여서 한의학적인 방법으로 적극적인 대응을 해준다면, 반드시 치료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소아청소년 원형탈모 증상에 대한 한의학적 체질개선 치료는 우선 장기간 축적된 어린이의 심리적 스트레스(한의학적 용어로는 간화(肝火) 또는 심화(心火)라고 표현됨)를 죽여·용안육·진피·향부자·지실·소엽·산조인·백복신·용뇌·안식향 등의 심리적 스트레스 조절 한약으로 속열을 식히면서 화(火)를 풀어주고, 추가적으로 분심기음·가미온담탕·향부자팔물탕·사물안신탕·복령보심탕 등의 탕약 처방을 통해서 울체(鬱滯)된 기운을 순조롭게 흐르게 해 주면서, 건지황·황정·천문동·맥문동·당귀·천궁·백작약 등의 한약을 통해서는 건조하고 메마른 두피 상태를 촉촉한 상태로 만들어주는 ‘복합적인 면역조절 및 한방 체질개선 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한 원칙이다.

더불어 두피를 중심으로 적절한 침 치료를 정기적으로 병행하는 것도 매우 좋은 한의학적 소아청소년 원형탈모 치료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예방 방법이 된다.

한약 처방이나 침 치료 이외에도 다시마, 미역 등의 해조류와 비타민이 풍부한 시금치, 당근 등의 채소를 섭취하고 단백질·철분이 풍부한 계란·두부를 충분히 먹으면 소아청소년 원형탈모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 다만 너무 달달한 음식, 그리고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소아청소년 원형탈모는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는 경로를 밟는다는 사실이다.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한창 성장기에 접어든 경우에는 몸의 밸런스가 전체적으로 흔들리면서 소아청소년 원형탈모가 결국 성장 장애를 야기시키는 경우도 있으므로 더더욱 각별히 주의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