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ING생명 인수 마무리 협상 표류...왜?

사외이사 내부 반발에 국부유출 대외 비판까지
금융당국 인수 타당성 검토 지시
저금리 기조 지속 보험업황 불투명

2013-11-05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KB금융지주가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막바지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인수과정에 있어 가장 큰 문제인 인수가격에 대해 양측이 잠정적인 합의를 한 상태지만 인수 자체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두고 반발여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ING그룹과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가격을 2조4500억원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KB금융은 가격 협상을 마무리한 상태에서 내부 이사회 승인만 나면 ING생명을 인수할 수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일부 사외이사들이 인수 자체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등 내부에서도 의견 수렴이 덜 된 상황이다.의결권이 없는 비상임이사 1명을 제외한 KB금융의 이사진 12명 중 과반인 6명의 표를 얻어야하지만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을 제외한 나머지 8명의 이사들이 반대 또는 중립적인 상태다.사외이사들이 이번 인수를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인수가격’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서 업황이 불투명한 보험업계에 거액을 투자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불황과 저금리로 보험업계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고 이런 상황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것이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저금리 추세가 지속될 경우 자산운용수익율이 떨어지고 이는 곧 보험사 실적으로 직결된다.특히 최근 발생한 웅진그룹 사태 등 무리한 M&A 진행이 그룹의 근간마저 흔들릴 수 있는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사외이사들의 우려감은 커지고 있다.금융당국의 태도 역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국부유출 논란이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어 금융당국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실제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기자들에게 “KB금융의 ING생명 인수를 잘 보라고 실무진에 지시했다”며 “인수할 시점인지, 인수 효과가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권 원장 발언 이외에도 금감원은 실질적으로 KB금융이 ING생명 인수를 위해 자회사인 국민은행으로부터 1조원대 배당을 검토하는 데 대해 제동을 걸었다.금감원은 대규모 배당에 따른 국민은행의 건전성 훼손이 우려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전점검 결과 초안(Draft)’을 전달했다. 금감원의 사전점검은 대형 M&A에 따른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인수시너지, 인수방법 등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