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일보, 사주 기업 생수제품 판매 강요 논란

경북일보, 기자 및 임직원에게 사주 계열사 생수제품 '청아라' 판매 강요

2013-11-05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경북 포항 소재의 종합일간지인 경북일보(사장 정정화)가 기자를 비롯한 임직원들에게 사주기업이 생산하는 생수를 판매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경북일보 임직원들의 생수판매 개인 실적 자료와 함께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임직원들에 한해 교육에 참가할 것을 알리는 문서도 공개돼 언론계와 지역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5일 경북일보와 대아그룹에 따르면 경북일보는 지난 1월부터 사주인 대아그룹(회장 황인찬.60)의 계열사 (주)울릉심층수의 해양심층수 ‘청아라’를 직급별로 판매할당량을 부여해 생수판매 영업을 요구해왔다.실적 압박을 견디지 못한 기자 및 임직원들은 출입처에 생수를 파는가 하면, 출입처가 없는 차장급 이하 기자들과 내근 직원들은 실적을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논란의 골자다.또, 경북일보의 사주이자 대아그룹 황인찬 회장은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직원들에게 “계열사끼리 도와줘야 하지 않느냐”라며 실적을 올려줄 것을 요구하는가 하면, 실적이 저조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소유한 칠포 파인비치호텔로 집합시켜 훈계를 했다는 등 충격적인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아울러 사내에서는 이미 실적 그래프가 생겼고 할당량을 못 채운 직원들은 사내 광고국장 및 총무국장의 지적까지 받고 있다는 것이다.대아그룹과 경북일보 경영진은 생수 판매를 요구한 사실은 시인하는 분위기이지만 여전히 강제성은 없었다는 입장이다.경북일보 관계자는 “신생사인데다 같은 계열사다 보니 어려운 시기에 서로 도와주는 취지인데, 왜 계열사끼리 도와주는 걸 나쁜 시선으로만 보느냐”며 반박했다.이 관계자는 “직원들마다 할당량이 정해졌다는 얘기는 말도 안 된다”며 “자율적으로 도와주는 것이지 계열사에서 따로 지침이 내려온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한편, 대아그룹은 지난 2010년 9월 창업주 황대봉(82) 명예회장의 손자 H씨가 향토예비군설치법 위반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아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또, 올 초  포항시는 황 명예회장이 부동산 실제 거래가격을 허위로 신고해 수억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포항시에 따르면 황 명예회장은 2006년 장성지구토지구획정리조합으로부터 장성지구 내 체비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국세청에는 취득금액으로 67억원을 신고했으나, 포항시에는 취득금액보다 2배 이상 부풀린 144억원으로 신고한 것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대아그룹은 1970년대 초 운수회사를 시작해 현재 대아여행사, 대아고속해운, 칠포파인비치호텔 등 10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경북 지역 최대 향토기업이다. 2009년부터 수도권으로 계열사를 이전하는 등 사세 확충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