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정부, 올 성장률 2.4~2.5%로 추가 하향조정에도 '장밋빛' 비판

2019-07-03     박숙현 기자
홍남기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정부가 지난해 7월과 12월에 이어 반년만에 또 다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해 2.4~2.5%로 낮췄다. 지속되는 미중 무역 갈등과 이에 따른 경기 하방리스크 가속화 등이 하향 조정의 주된 이유다. 그러면서도 취업자 증가폭은 이전보다 높게 내다봤다. 민간 부문 침체 상황에서 세금을 풀어 일자리 창출 등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정책 방향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3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이 같은 경제전망 수정치와 하반기 경기부양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꾸준히 줄여왔다. 지난해 7월에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8%로 봤고, 지난해 말에는 2.6~2.7%로 전망했는데 이번에 다시 0.2%포인트 더 낮춘 것이다. 정부는 특히 기업의 투자 증가율도 크게 낮췄다. 기업의 설비투자 전망은 종전 1.0%에서 -0.4%로, 건설투자 증감률은 -2.0%에서 -2.8%로 낮췄다. 그만큼 기업의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정부는 출범 이후 가계 소비를 늘려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이번 발표에서 가계의 소비 역시 2.7%에서 2.4%로 낮췄다.  정부는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데 대해 글로벌 산업 생산 하락, 미중 무역 갈등 심화, 반도체 가격 하락 등 '외부요인'으로 돌렸다. 사전 브리핑에서 이억원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대외여건이 크게 나빠졌는데, 한국이 세계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 특성상 수출ㆍ투자 부진이 반영됐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 예상보다 심하게 진행되고 있고,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으며, 한국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내렸다"고 했다.    정부가 또 다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기는 했지만 여전히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국내외 기관들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2%대 초반으로 전망하며 2% 유지도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기 때문이다. 지표 역시 상반기 생산·투자 등 산업 주요 지표들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하반기 반도체 시장 반등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이번 전망치에는 우리 경제 성장동력인 반도체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은 물론이고 향후 추가될 보복조치 여파는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의 안일한 전망은 잘못된 진단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피치 등 해외에선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개혁 미흡을 성장률 하향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았지만 정부는 대외요인 탓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성장률 전망은 낮추면서도 올해 15~64세 고용률은 66.8%으로 직전 전망을 유지했다. 특히 취업자 증가 폭은 기존(15만명)보다 5만명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포용성 강화'를 정책 방향의 핵심으로 삼고 청년층과 노인저소득층 취약계층의 일자리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목표로 한 노인 일자리 80만명과 함께 하반기에 3만개를 추가 지원하고, 맞춤형 청년일자리 사업, 청년추가고용장려금 등도 확대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