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선종구 흔적 지우기’ 나섰나

선 전 회장 자택 가압류시키고 회장 아들 자회사도 해체

2012-11-06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하이마트가 회사의 수장이던 선종구 전 회장의 자택을 가압류하고 선 전 회장의 아들이 대표로 있던 자회사를 해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달 11일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내 선 전 회장의 자택에 대해 가압류를 결정했다. 청구금액은 20억원이며, 채권자는 하이마트이다.아울러 하이마트의 자회사이자 선 전 회장의 아들인 선현석씨가 대표로 있던 HM투어에 대해서도 지난달 4일 완전 해산을 결정했다.업계에서는 이 같은 하이마트의 공격적인 조치가 선 전 회장에 대한 배신감에서 기인한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내고 있다.지난해 말 선 전 회장이 유진기업과 경영권 분쟁을 벌일 당시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임원과 전국 지점장 전원 사직’이라는 배수의 진까지 쳐가며 선 전 회장을 지키려 했던 모습과는 사뭇 대비되기 때문이다.선 전 회장은 대우그룹 몰락의 잔재였던 하이마트를 가전제품 양판업계 1위로 일으켜 세운 주역이다.특히 하이마트가 지난 2005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2007년 유진기업에 매각될 당시 동요하는 직원들을 다독이며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켰다.이런 과정을 거쳐 하이마트는 2011년 6년 카테고리킬러 분야(특정 품목만 취급하는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까지 했다.그러나 올해 4월 선 전 회장이 2000억원대의 배임과 180억원의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면서 그의 신화는 무너지게 됐다.최초 검찰의 수사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만 해도 하이마트 측은 “내부적인 불만이나 동요의 분위기는 없다”며 선 전 회장에 대한 신뢰감을 보였었지만, 이내 선 전 회장이 자신과 자녀들의 사적인 이익을 챙기기 위해 자행했던 위법혐의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이런 가운데 하이마트는 최근 롯데쇼핑에 최종 매각돼 ‘롯데하이마트’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따라서 하이마트가 새로운 출발을 위해 선 전 회장의 흔적들을 완전히 정리해 버리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이와 관련 하이마트 관계자는 “선 전 회장은 더 이상 우리 회사와 연관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선 전 회장과)관련한 얘기를 언급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답변을 거절했다.다만 HM투어의 해산에 대해선 “HM투어의 경영상황이 좋지 않아 해산을 의결한 것으로, 선 전 회장과 해당 회사의 관계를 고려한 조치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