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본∙우정노조, 5일 최종 협상…결렬시 총파업 예고
노사 모두 근본 문제로 지적하는 ‘예산’ 해결책은 마련 어려워
2019-07-04 김범진 기자
[매일일보 김범진 기자] 총파업을 앞둔 우정노조가 5일 경영진과 다시 만난다. 노조측이 본래 최종 조정회의라고 밝힌 1일 만남이 장시간 이어진 끝에 무산되면서 노사는 추가 협상자리를 마련했다. 그러나 여전히 합의가 여의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노조는 5일 협의가 결렬되면 오는 6일 주말 근무를 하지 않고 9일 예정대로 총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쟁점은 집배원 1000명 증원과 관련된 것이다. 우본 경영진은 지난해 노조와 합의한 집배원 1000명 증원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 예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노조는 현재 3개로 나뉜 우정사업특별회계 중 우체국예금특별회계에서 나오는 잉여금을 우편사업특별회계로 사용하면 해결된다고 주장하며 평행선을 걷고 있다.
신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계자는 “우본이 기재부와 협의 중인 걸로 알지만, 여러 법개정사항이 포함돼 기획재정부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법을 개정하려면 국가재정법까지 고쳐야 하는데, 우체국에만 허용해주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기재부의 입장이다.
우정노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지만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게 안타깝다. 우본에는 힘이 없다”고 주장했다.
우본은 정규직 집배원 1000명을 늘리겠다고 노조와 합의한 이후 약속을 지키지는 않았지만, 올해 위탁택배원은 1000명 늘린 바 있다. 우체국 종사원인 모 집배실장은 “이번에도 위탁택배원을 늘리는 방향으로 합의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위탁택배원은 민간택배회사처럼 우체국과 개인사업자로 계약을 맺으며, 택배 업무만 담당한다. 현재 우체국 전체 업무 중 소포와 등기 등 집배는 60%, 택배는 40% 정도인데 이 실장은 “위탁택배원을 늘리면 현재 집배원의 업무 과중을 더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신창현 의원 관계자에 따르면, 택배 업무를 덜어낸다고 업무 강도가 줄어드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우체국이 맡아야 할 전체적인 물량은 소폭 줄고 있지만, 집배원들이 수취인에게 직접 전달해야 하는 업무인 소포 물량은 계속 늘고 있다는 게 이유다.
동작우체국 관계자는 “전체적인 근무시간은 과거보다 줄지 몰라도, 소포가 늘어 업무강도는 오히려 더 세졌다”며 이를 최근 집배원 과로사가 늘어난 원인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