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되는 보호무역주의] 보호무역주의에 멍든 세계경제…불확실성 키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국·유럽 등 전세계 상대 보호무역주의
한국경제, 대외의존도 높아…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우려 높아
일본과의 무역전쟁 가능성, 정부의 경제활력 제고 방안 절실
2019-07-07 문수호 기자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선언을 시작으로 전 세계의 자유무역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보호무역주의는 일반적으로 신흥국들이 선진국으로부터 자국 산업을 지키기 위해 채택하는 무역방식이지만, 최근 '힘의 논리'를 앞세운 미국, 중국 등이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하고 나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열린 G20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는 ‘반(反) 보호주의’ 문구가 빠지기도 했다. 이 문구가 공동성명에서 빠진 것은 작년 아르헨티나 회의에 이어 두번째다.
G20 정상회의는 지난 2008년 ‘리먼 쇼크’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출범한 뒤, 매년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의 반대로 내용이 빠졌다.
실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하고 있다. 대통령 긴급명령인 무역확장법 232조까지 발동해가며 자국 산업 보호와 육성에 애를 쓰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분쟁은 G20 이후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언제든 재개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앞두고, 지난 4일 유럽연합(EU)에 4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환율 조작 문제를 들고 나오며 관세로 시작했던 무역전쟁을 또다시 환율로 확대할 태세여서 당분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중국과 유럽이 대규모 환율조작 게임을 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그들의 시스템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로 인해 모든 회원국에게 최혜국 대우를 보장해주는 다자주의 원칙의 세계무역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WTO(World Trade Organization)의 신념이 깨지고 있다. 특히 최근엔 양자 간 무역주의, 지역주의 특혜무역체제인 FTA마저 보호무역주의에 불공평하게 이용되고 있어 전세계적 추세로 번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은 한국에 정치보복 일환으로 지난 4일부터 한국의 주력 수출 제품인 반도체·스마트폰·디스플레이에 사용하는 자국산 소재·부품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섰다. 또 외국환 및 외국무역관리법에 따른 우대 대상인 ‘화이트(백색) 국가’ 리스트에서 조만간 한국을 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일본의 조치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그대로 모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단기적 피해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내수 시장이 협소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기업에게는 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투자 감소 현상이 나타나는 등 한국경제의 전반적인 위축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정부 규제나 세제 혜택 등 대기업에 유리한 정책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우려가 크다.
한편 정부는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제시하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2.5%로 소폭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