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되는 보호무역 주의] 일본, 韓기업 제재 확산 가능성…韓 ‘무역 보복’ 규정

일본 반도체 수출 규제에 정부 ‘맞대응’ 태세 전환 부품·소재·장비 국산화 추진…강력 대응에 산업계 우려

2019-07-07     황병준 기자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일본이 한국으로 향하는 반도체 등 핵심 소재에 대해 수출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추가 제재까지 검토하고 있다. 정부도 이번 사태를 ‘무역 보복’으로 규정하고 맞대응 태세로 전환하면서 한일간 ‘경제·무역 전쟁’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일본이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디스플레이의 3대 핵심 소재 수출 제한 조치에 이어 추가 경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외에 상응 조치를 검토 중에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일본이 규제 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WTO 제소를 비롯한 상응 조치를 다각도로 마련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데 이어 청와대에서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NSC 상임위원회에서 WTO의 규범과 국제법을 위반한 것으로 규정했다. 정부가 일본의 조치에 대해 단호한 대응으로 기조를 전환했다. 이는 주력 산업인 반도체가 흔들리면 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상응 조치’로 반도체 등 대일 수출을 제한하거나 일본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높이는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전면적 경제·무역 전쟁 가능성이 높아 신중한 입장이다. 정부는 일본이 추가 규제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핵심 부품·소재·장비 등의 국산화를 단기간 이룰 수 있도록 자립화를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핵심 기술개발과 사업화, 실증 등 관련 분야 사업을 적극 추진해 대일 의존도를 낮추고, 핵심 부품 등에 대한 자립도를 높여나가겠다는 것이다. 또한 내년부터 10년간 반도체 소재 부품·장비 개발에 매년 1조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가 강경 대응을 선택하면서 산업계 일각에서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국내 산업계 현실을 감안하면 결국 양국 산업계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정부가 맞대응을 하는 것은 맞지만 업계의 현실을 감안하면 우려도 적지 않다”며 “우리 기업이 일본산 소재를 대부분 수입하는 현실속에서 결국 피해는 산업계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