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원전 납품비리' 7년 만에 대규모 반핵집회 갖는다
2013-11-07 홍진의 기자
[매일일보] 미검증 부품 설치로 영광원전 5·6호기의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전남 영광에서 7년 만에 대규모 반핵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7일 전남 영광군의회에 따르면 군의회와 영광 지역 각 읍·면 번영위원회, 청년회, 종교단체 등 80여개 단체 2000여 명이 가칭 '영광원전 범국민대책추진위원회'를 구성해 15일 영광원전 앞에서 집회를 갖는다.범국민대책추진위원회는 영광 뿐 아니라 광주와 전남은 물론 전국의 반핵단체와 연대해 집회 수위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어서 대규모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범국민대책추진위원회는 집회에 앞서 12일 추진위 결성식을 갖고 참여 단체 확보 방안과 시위 방법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영광에서 대규모 원전 관련 시위가 열리는 것은 지난 2005년 원전 주변지역 지원법 제정 당시 140개 단체가 집회를 가진 이후 7년 만이다.영광군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국제적 수준의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영광원전 1~6호기를 모두 가동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의회는 "원자력은 모든 부품이 핏줄같이 얽혀져 전기를 생산하는 생명체를 이루고 있기에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며 "10년간 위조된 품질검증서를 통해 부품이 설치됐다는 것에 주민들의 불안감이 극도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의회는 "온도스위치와 압력조절기 등 검증 받지 못한 제품이 제 역할을 못할 경우 발전정지를 넘어 돌이킬 수 없는 사고의 수준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10년 동안 속고 살아 왔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이제는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또 의회는 "한국수력원자력은 5·6호기는 물론 나머지 원자력 부품교체에 군민대표를 참여시키고 재 가동시에도 의회의 동의를 얻어 재개해야 한다"며 "정부도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즉각 해체하고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상설 감시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에 앞서 광주·전남진보연대도 지난 6일 영광원전 5·6호기 가동중단과 관련해 핵발전소 안전대책 수립과 에너지 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했다.같은 날 전남 영광군과 경주시, 기장군, 울주군, 울진군 등 5개 자치단체 공무원 협의회도 성명서를 통해 "원전의 안전성 관리에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며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와 함께 전국에서 가동중인 원전 부품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정기호 영광군수도 이날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지식경제부, 한국수력원자력에 공문을 보내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단 구성을 촉구했다.영광원전 가동 중단이 결정된 지난 5일에는 영광원전시민감시위원회가 "그동안 민간감시기구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며 전원 사퇴한 뒤 납품비리 관련자들에 대해 민·형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