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금감원장 "감독기구 개편, 소비자 부담 2000억 이상"

2013-11-07     조세민 기자

[매일일보]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소비자부담이 20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권 원장은 7일 보험개발원 주최로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보험산업 환경변화에 따른 보험회사 대응전략' 세미나에 참석, "새로운 금융감독기구를 또 만들면 결국 금융사와 소비자 부담만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권 원장은 이날 보험사 CEO들을 상대로 소비자보호에 관해 언급하던 도중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보호기능 분리 논란에 관해 언급했다.그는 "감독체계개편과 관련해 언론이나 학계에서 소위 '트윈픽스'방식으로, 건전성감독과 소비자보호를 분할해야한다는 애기가 있다"고 말한 뒤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보호는 분리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권 원장은 "제가 파악한 결과 전세계에서 '트윈픽스'를 하는 나라는 네델란드와 호주 두군데"라면서 "이 두 나라도 막상 해보니 문제가 많았다"고 소개했다.그는 "호주의 경우 11개 감독기구가 있다가 2개로 통합됐다"며 "운영과정을 보면 양 기관이 때로는 업무비협조로, 때로는 정보교환 비협조로 사각지대가 발생했다"고 말했다.권 원장은 "호주 보험회사 하나가 감독기관 실기로 공적자금이 대규모 투입 됐는데, 호주 왕립위원회에 감독체계 실패사례로 보고까지 된걸로 안다"고 덧붙였다.네델란드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권 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네델란드에는 ING나 암로 등 세계적 금융회사 있다"고 전제한뒤 "이들은 금융위기를 맞아 공적자금이 투입된 회사들"이라고 말했다. '트윈픽스'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금융회사가 위기에 빠졌다는 것이다.권 원장은 이런 사례들을 열거한 뒤 "감독체계에 해답이 있는 것아니다"라고 결론내렸다. 중요한 것은 감독기구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사고, 행동이라는 것이다.그는 다른 감독기구를 만드는 것은 소비자 부담만 늘릴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권 원장은 "현재 감독하는 기관이 금감원 외에도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 한국은행, 소비자원, 예금보험공사가 있다"면서 "감독하는 기구가 적어서 소비자보호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그는 "감독기구는 금융회사 분담금을 통해 운영되며, 이는 결국 소비자부담"이라면서 "금감원 사례를 볼때 또 다른 감독기구를 만들면 2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장은 "돈이 많이 들더라도 잘되기만 한다면 다행"이라면서도 "외국의 사례 등을 볼 때 장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