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시장 절대강자 농심, 유통업체에 횡포 부렸다

신라면·너구리 등 인기제품 할인 판매 못하도록 강요

2013-11-08     성현 기자

[매일일보 성현 기자] 최근 발암 라면으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긴 농심이 라면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유통업체들에게 자사 생산제품에 대한 할인행사를 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노컷뉴스>는 농심은 70%에 육박하는 가공할 라면시장 점유율을 악용, 다양한 유통업체의 라면할인 행사를 막아왔다고 보도했다.이 매체는 유통업계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 “농심은 수십년간 신라면과 안성탕면, 짜파게티, 너구리 등 자사 인기상품을 꼼꼼하게 관리해 왔다”며 “유통 채널이 이 제품들을 대상으로 할인 행사를 기획할 때마다 농심은 제품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놓곤 했다”고 전했다.또다른 업계 관계자 A씨는 이 매체에 “신라면 등 농심의 대표상품들의 인기가 높아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이들 제품 할인 행사가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만 농심이 가격 할인행사를 원하지 않아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농심 라면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8월 기준 67.9%다.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농심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나머지 회사들을 다 합친 것보다 높은 것으로 그만큼 영향력이 크다.이 때문에 대형마트에서도 전 점포를 대상으로 농심의 라면 제품 할인행사를 진행한 경우를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 사전에 행사 물량만큼을 정상가로 구매해 재고를 확보한 뒤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극히 일부다.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농심이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고가 판매 전략을 쓰는 데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농심은 기존 신라면의 판매가 보다 2배 이상 비쌌던 ‘신라면 블랙’의 판매를 최근 재개했다.지난해 출시 이후 가격이 성분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례적으로 성분조사까지 벌인 끝에 한동안 생산하지 않았지만 다시 판매를 재개한 것이다.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가격은 판매점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이라며 “압력을 행사할 위치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얼큰한 너구리’와 ‘순한 너구리’, ‘너구리컵’, ‘너구리 큰사발면’, ‘새우탕 큰사발면’의 스프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돼 파문을 치른 농심이 이같은 논란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