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채이배 감금 한국당 의원 2차 출석요구
회기 중 불체포특권...경찰 조사 지연 불가피
2020-07-08 조현경 기자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을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려고 하자 채 의원을 감금해 고소·고발당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재차 출석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8일 정례기자간담회 서면 답변자료에서 “1차 출석요구에 불응한 피고발인 4명에 대해 2차 출석요구를 진행할 것”이라며 “동시에 국회 사무처 의안과 상황과 관련한 피고발인들에 대해서도 출석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청장은 “현재까지 고소·고발 18건을 접수했으며 고소인·고발인에 대한 조사는 대부분 마무리했다”며 “확보한 영상을 토대로 개인별 채증자료를 분류·정리하는 작업 중”이라고 했다.
현재 경찰은 패스트트랙 고소·고발 사건을 △채 의원 감금 △국회 의안과 사무실 점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실 앞 충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 앞 충돌 등 4개 분류로 나눠 수사하면서 1.4TB 분량의 현장 동영상을 분석 중이다. 이에 경찰은 채 의원을 감금한 한국당 엄용수·여상규·이양수·정갑윤 의원에 대해 특수공무방해·특수감금·특수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피고발인 신문으로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해당 의원들 모두 경찰의 출석요구에 불응했다. 이양수 의원 측은 “경찰이 소환장을 발부하기도 전에 소환 사실을 언론에 알렸다”며 “정치적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갑윤 의원 측도 “채 의원 내외부에서 찍은 영상과 사진이 있어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는데 굳이 조사를 받으라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25일 바른미래당이 채 의원을 사개특위 위원으로 교체하자 4명의 의원을 포함한 한국당 11명의 의원들이 채 의원 사무실을 찾아가 채 의원을 감금했다. 이에 채 의원이 사무실을 나오지 못하며 경찰에 “감금당했다”고 신고했다.
이와 관련, 서울청 수사 관계자는 4명의 의원들이 경찰의 계속된 소환 요구에도 불응 시 체포 영장을 발부여부에 대해 “현재 단계에서 가정해서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통상 고소·고발 사건의 처리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회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국회 동의 없이 국회의원을 체포하거나 구금할 수 없어 소환 조사는 상당히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패스트트랙 고발사건과 관련된 사람은 총 2000명으로 전체 피고발인 수는 121명, 이 중 국회의원이 109명이다. 소속 정당 별로는 한국당 59명, 더불어민주당 40명, 바른미래당 6명, 정의당 3명이다. 또한 문희상 국회의장도 수사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