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무역보복-부품산업 현주소]국내 소재‧부품산업, 전산업 수출의 절반 차지

20년간 선진국 따라잡기 전략으로 빠른 외형적 성장 독일·일본 등과 비교하면 격차 여전

2019-07-09     김범진 기자
[매일일보 김범진 기자] 우리 정부는 핵심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촉진하고 중장기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01년 ‘부품‧소재 전문기업등의육성에관한특별조치법’을 제정한 이후 전문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지속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2001년 세계 소재·부품 수출시장 13위에서 2017년 기준 6위로 도약했다. 홍콩을 중국에 포함시킨다면 세계 5위다. 이홍배 동의대 무역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소재·부품산업은 전 산업 수출의 약 50.2%, 무역흑자의 약 27% 비중을 점하면서 한국의 경제성장을 선도하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2014년 1079억달러 규모의 세계 무역흑자를 달성해 처음으로 1000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어 2015년 1095억 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의 무역흑자 규모를 경신했다. 그러나 여전히 대일본 무역적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이 소재·부품산업이다. 우리나라 제조업은 조립가공형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핵심 소재와 부품을 주로 일본에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산업이 고도화하고 수출이 증대할수록, 대일본 무역불균형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업계의 노력에 힘입어 소재·부품 대일본 무역수지 적자가 2010년 이후 꾸준히 줄고있다. 2001년 105억달러였던 대일 적자는 2010년 243억달러까지 늘어났지만, 이후 축소되기 시작해 2018년에는 적자 규모가 151억달러까지 줄었다. 대 일본 소재·부품 수입의존도도 꾸준히 하락했다. 2001년 28.1%에 달하던 대일본 수입의존도는 2018년에 16.3%까지 하락했다. 대일 적자규모가 큰 것은 소재·부품산업의 수출이 일부 품목에 편중됐고, 핵심·고부가가치 소재·부품은 원천기술 부족으로 일본 등 선진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소재·부품 관련 업체가 중소기업이어서, 규모의 영세성과 연구개발 투자 부진 등으로 인한 생산성 둔화(저부가가치) 및 수입유발(해외 단순기술 도입) 촉진 등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상당 부문 중급기술 위주의 개발에 편중, 소재·부품산업 기술의 융·복합화, 대형화, 시스템화 추세에서 국제적 경쟁에 신속히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국내 소재·부품산업은 선진국 따라잡기 전략을 통해 빠른 외형적 성장을 해왔지만, 아직 중국, 독일, 미국, 일본 등 선진 선도국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미흡하다. 특히 부품과 완제품은 상당 부분 중국과 기술격차가 좁혀지고 있어 소재의 경쟁력을 높이지 않고서는 제조업의 경쟁력이 저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