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교육, 법원 판결 무시행보 ‘눈총’

노조 합법성 인정한 행정법원 판결 불구 ‘임의단체’ 칭호 고수

2013-11-11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재능교육이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해고된 학습지 교사들에게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행정법원의 판결을 무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재능교육은 지난 8일 ‘노사화합 위한 즉시 복귀, 즉시 단체교섭 촉구’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행정법원의 1심 판결을 계기로 노사화합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 박태준)가 지난 1일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등이 재능교육과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 해고 및 부당 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데 따른 회사의 공식입장이다.그런데 문제는 재능교육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재능교육은 “이번 행정법원의 판결을 넘어서는 대승적인 차원의 타결안을 이들 임의단체에게 제시한바 있다”고 밝혔는데, 학습지 교사 노조를 ‘임의단체’로 표현한 것은 재판부가 “학습지 교사에게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성은 인정되지 않아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합법성을 인정한 판결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또한 재능교육은 “앞으로 전개될 학습지교사의 노조법상 근로자 인정여부는 중노위(중앙노동위원회)와 법원 등 관계기관의 판단에 맡기고 해지교사들이 복귀하는 즉시 단체교섭을 시작해 현 사태가 빨리 마무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그러나 이는 학습지교사들의 노조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한 행정법원의 판결과는 별개로 근로자법상 근로자 인정 여부를 재차 따져보겠다는 것이며, 근로자 없는 단체교섭의 내용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에에 대해 노조 측은 “단체교섭은 회사와 노조 간 정확한 합의가 있어야 마무리되는 것이지 재능교육 혼자 ‘최종타결안을 제시했다’, ‘법원판결 넘어선 대승적 차원이다’라는 말을 하면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또 다른 공방이 예상된다.한편, 재능교육의 노사 관계가 파국을 맞게 된 계기는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 노조 집행부가 단체협상을 맺은 직후 현 집행부가 수수료제도 악화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재교섭을 요구하자, 재능교육은 현 집행부를 주축으로 한 노조를 불법단체로 규정하며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재능노조는 2007년 12월 21일부터 5년째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단체협약 원상회복과 해고자 전원 복직을 요구하는 천막농성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