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브랜드 불매운동 확산… 유니클로 이번엔 피할수 없다
유니클로, SNS통한 불매운동 확산… 오프라인 매장 썰렁, 1인 피켓 시위까지
대체 브랜드 급부상, 애국 마케팅 재조명부터 주가 상승까지, 소비자 관심 ↑
업계 관계자 “장기적인 관점서 투자·개발 통해 유니클로와 격차 줄여나갈 것”
2019-07-11 임유정 기자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SPA(제조·유통일괄형) 시장의 절대강자 유니클로의 입지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그동안 수차례 반복된 일본 불매 운동에서 유니클로만은 흔들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피해갈수 없다는 분석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거 25년간 국내서 수차례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지만 성공 사례는 전무하다. 유니클로가 국내에 상륙한 2005년 이후, 반일 감정이 언급될 때마다 유니클로 역시 도마에 오르곤 했지만 유니클로의 매출은 지속 성장했다. 국내 브랜드는 한 번의 이미지 실추에도 큰 타격을 입는 것과 비교해 사뭇 다른 ‘기이한 양상’이 연이어 펼쳐졌다.
유니클로가 갖은 풍파에도 굳건했던 이유는 브랜드가 보유한 일부 제품의 경쟁력이 막강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 히트텍의 경우 불황에 접어든 일본에서 난방비를 아끼려는 수요가 늘면서 보온력을 강화해 만든 것이 신의 한수로 작용했다. 2007년 국내에 첫 출시해 전 세계 누적 판매량 10억 장(2017년 기준)을 돌파하며 인기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히트텍 소재로 만든 언더웨어와 양말까지 대폭 확대됐고, 급기야 겨울 수요를 겨냥한 두터운 후리스 제품까지 내놓으면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날개를 달은 것.
하지만 이번만큼은 유니클로도 소비자의 심판을 피해갈 수 없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유니클로의 독주를 무너뜨리고 국내 SPA시장이 재편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유니클로에 대한 소비를 자제하고 대체품을 독려하는 취지의 글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반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실제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BOYCOTT JAPAN,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을 담은 피겟과 함께 유니클로 매장 앞 시위 사진이 삽시간에 퍼져 나가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안에 국내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는 기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으며, 매장 앞에는 1인 피켓 시위가 지속되고 있는 현황이다.
이 상황에서 국내 SPA브랜드는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모양새다. 유니클로 불매운동으로 △신성통상 ‘탑텐’ △삼성물산 ‘에잇세컨즈’ △이랜드 ‘스파오’ 등이 대체 브랜드로 떠오르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들 브랜드가 그간 펼쳐온 선행부터 이색 마케팅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탑텐은 광복절을 앞두고 '8·15 캠페인 티셔츠'를 내놨다. 김구·유관순·윤동주 등 독립운동 관련 인물과 광복된 해인 1945를 모티브로 디자인해 선보였다. 스파오는 토종 캐릭터 '로보트 태권브이'와 콜라보레이션한 반팔 티셔츠와 에코백 등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유니클로가 전범을 미화하는 욱일기를 디자인한 티셔츠가 다시 회자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니클로 불매운동으로 인해 국내 SPA브랜드 제품을 소비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단계적으로 유니클로 소비를 줄여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어, 이번 사태를 통해 반사이익을 봤다고 설명하긴 어렵다”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분명히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스파오의 애국 마케팅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승부수를 보기보다는 제품의 품질이라든지 가성비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 올릴 예정이다”면서 “유니클로의 일부 인기 제품들이 단기간의 투자와 개발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에 착안해, 앞으로 국내 SPA제품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개발하고 홍보하면 분명 유니클로와의 격차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