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환 혁신위원장 돌연 사퇴 발표 "검은 세력에 분노"
2020-07-11 조현경 기자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바른미래당 주대환 혁신위원장이 취임한 지 25일 만이자 혁신위가 출범한 지 불과 11일 만에 혁신위원장을 돌연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혁신위는 주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대해 당혹스러움을 나타내며 “진통 속에서도 끝까지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미래당의 혁신위원장의 자리를 내려놓고자 한다”며 “지난 일주일여의 혁신위 활동 기간 중 제가 본 것은 계파갈등이 혁신위에서 그대로 재현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크게 실망했고 젊은 혁신위원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당을 깨려는 검은 세력에 대해 크게 분노를 느낀다”며 “그들과 맞서 싸워 이 당을 발전시키고 지키기 위해 노력했어야 했지만 역부족을 느껴 혁신위원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했다.
앞서 혁신위는 전날 5차 혁신위원회의를 열고 ‘3단계 계획’에 따른 혁신안을 의결했다. 3단계 계획이란 △손학규 당대표 체제 제21대 총선 승리 비전 확인(혁신을 위한 주요 리더들의 비전 공청회) △현 지도부 체제에 대한 평가(재신임)을 포함하는 바른미래당 지지 △평가 및 판단이다. 이는 손학규 대표의 사실상 퇴진을 혁신위에서 논의하겠다는 것으로 이 같은 혁신안이 통과되자 손 대표의 측근이 주 위원장이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혁신안은 찬성 5, 반대 4로 의결됐다. 주 위원장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합의안 자체가 설익은 합의”라며 “혁신안이라는 것은 만장일치여야 힘이 있는 것”으로 주장했다.
한편 이날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던 혁신위는 발표를 하기도 전에 주 위원장이 돌연 사퇴입장을 밝혀 당혹스러움을 나타냈다. 주 위원장의 사퇴기자회견 직후 기자회견을 연 이기인 혁신위 대변인은 “계파싸움을 막기 위해 혁신위를 구성한 장본인인 주 위원장이 당규에 의거한 의결과정을 계파갈등으로 몰아세우고 전격 사퇴하는 모습에 당초 혁신위원장을 맡은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 위원장은 혁신위에 젊은 위원을 맡기고 코치를 맡겠다고 밝혔다”며 “그 코치가 선수들에게 한마디 상의도 사전 연락도 없이 돌연 사퇴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헌당규상 혁신위원장이 사퇴해도 혁신위 해산의 근거는 없기 때문에 혁신위는 진통 속에서도 끝까지 나아갈 것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