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근로자, ‘불안한’ 재취업
재입사 동시에 ‘유급 휴직’… 수주실적 부족이 ‘원인’
2013-11-12 임현빈 기자
[매일일보 임현빈 기자] 이재용 한진중공업 사장은 지난 9일 정리해고한 직원 92명을 대상으로 복직 인사발령을 냈고 이들은 지난 12일 다시 일터로 돌아왔다.92명의 생산직 근로자들은 지난해 2월 한진중공업이 정리해고를 통보한 172명 중 희망퇴직을 거부하고 최후까지 남은 총 94명 중 정년퇴임한 1명과 재취업을 포기한 1명을 제외한 인원이다.이들은 영도조선소로 출근해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받은 후 기존에 일하던 부서로 재배치 됐지만 당장 작업복을 입고 근무를 하지는 못하게 됐다.사측은 이들에게 출근을 시작한 다음날인 13일부터 유급휴직을 권고했기 때문.최영철 한진중공업노동조합 사무국장은 “회사 측의 큰 결정으로 직원들이 다시 일할 수 있게 돼 기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항상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언제까지 휴업수당을 줘가면서 운영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사측에서 수주 가격을 낮춰서라도 직원들 일을 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밝혔다.한진중공업은 현재 정부의 60% 지원을 받아 휴직 중인 근로자들에게 100%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노조에 따르면 영도조선소의 정규직 직원은 관리자를 포함해 1270명 정도. 이 중 수주실적이 부족해 이미 생산직 직원 700여 명 중 500명 이상이 순환 휴직 중이다.현재 한진중공업에서는 단 한 척의 군함만 건조되고 있다. 2008년 이후 주력업종인 상선은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한 실정이다. 일감도 없으면서 직원을 채용한 꼴이다.때문에 재취업 근로자들은 1년 9개월 만에 단 하루, 출근의 기쁨을 맛본 후 기약 없는 유급휴직에 들어갔다.이번 인사 재발령과 관련해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국민과 한 약속에 따른 것”이라며 “이번 재취업을 계기로 어려운 회사상황을 타개할 수 있도록 노사가 화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