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그룹 ‘속’보이는 꼼수에 ‘등’ 돌린 소비자

김장 설문조사 꼼수 의혹…소비자 혼란

2012-11-12     신성숙 기자

[매일일보]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둔 지난달, 대상그룹의 계열사 대상FNF(대표 이상철)에서 실시한 김장관련 설문조사결과 조작의혹이 일어 소비자 현혹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20여개 넘는 언론사 김장관련 기사화
사측 “의견을 반영하는 수준 정도” 발뺌

대상FNF는 주부 및 블로거 288명을 대상으로 올해 김장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약 52.7%가 올해 김장을 담그지 않을 예정” 이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당시 이 보도자료에는 ‘김장을 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주부들이 그 이유로 ‘시간 및 여력이 부족해서(47.4%)’, ‘높은 물가로 인한 비용 부담 때문에(27.6%)’, ‘적은 식구 수(11.8%)’ 순으로 밝혔다.

또한 대안으로는 ‘포장김치를 구입(64.5%)’, ‘가족 및 지인에게 얻을 예정(34.9%)’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대상FNF 관계자는 “지속되는 경기 불황과 태풍 등으로 인해 김장 재료 가격이 많이 올라 김장을 포기하는 주부들이 많다"며 "워킹맘 등 바쁜 주부가 늘어남에 따라 단순히 비용을 절약하기 보다 포장김치로 대체하거나 절임배추 구입을 통해 수고를 줄이는 등 합리적인 방식의 김장이 요즘 트렌드"라고 설명했었다.

이러한 대상FNF의 설문결과를 보면 김장하는 것은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로, 요즘 사람들은 포장김치를 애용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며칠 뒤 발표된 타업체의 김장실태조사에서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롯데마트가 소비자패널 1164명을 대상으로 김장 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75.8%가 올해 김장을 담겠다고 답했다. 옥션 또한 자사 회원 348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김장실태조사에서 전체의 69%가 김장을 하겠다고 응답했다.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은 대상FNF가 설문결과가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실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

또 이 설문 조사 결과에는 객관성을 증명하는 표본오차, 신뢰수준 등의 수치가 모두 빠져 있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공신력 있는 리서치가 아니었고, 크게 비중을 둔 것이 아닌 (응답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정도 수준의 설문조사였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20여개가 넘는 언론사에서 기사로 나가고 김장관련 기사에 몇 차례 언급된 것 등으로 보아 의견 반영 정도로만 받아들이기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는 대상FNF가 자사 제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도록 포장김치를 선호하는 특정 소비자 층을 겨냥했다는 것.

이에 대해 강남에 사는 주부 주숙(45)씨는 “김장에 대한 설문조사는 김장 여부를 정함에 있어 분명 영향을 미친다”며 “자기에게 유리하게 조작한 설문결과에 대해서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