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에 ‘무역보복’까지…韓기업 ‘엎친데 덮친격’
3대 신평사 韓 경제성장률 2.0%…日보복 추가되면 0%대
‘반도체’ 무너지면 성장률 급락…2분기‘흐림’ 3분기 ‘폭풍’
2019-07-14 황병준 기자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한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미중무역전쟁 등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 시장은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상생을 추구해야할 노사는 대립의 각을 세우고,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한국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일본이 반도체 등 국내 주력 산업의 핵심 소재를 무기화하면서 한국경제 흔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엎친데 덮친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사를 비롯해 주요기관들이 올해 국내 성장률을 2% 초반으로 빠르게 수정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앞날이 밝지 않다는 데 있다. 여기에 최근 일본 무역보복의 확산이 우려되면서 하반기 경제성장은 더욱 침체될 수 있다는 ‘경고음’을 쏟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무역보복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0%로 0.4% 하향 조정했다. 석 달 만에 또다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불확실성과 노동시장의 취약성을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이는 ‘일본 쇼크’를 반영하지 않은 수치여서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3월 무디스는 올해 한국경제성장률을 2.1%로 낮췄고, 피치는 지난달 2.0%로 수정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해 반도체 소재가 30% 부족해지면 국내총생산은 2.2%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들이 물량확보에 실패해 부족분이 45%로 확대되면 손실폭은 4.2~5.4%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은 참담한 수준이다. 하지만 3분기 ‘일본쇼크’의 본격적인 영향권 아래 놓이면 경제는 더욱 힘들 수 있다는 우려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6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6.3% 감소한 것이다. LG전자는 6522억원으로 같은 기간 15.4% 줄었다. 오는 25일 실적을 발표하는 SK하이닉스 역시 부진을 거듭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3분기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영향이 반영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본은 지난 12일 한일 전략물자 수출통제 담당 실무자간 양자 협의에서 우리나라를 안보상 우호 국가인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수출무역관리령 시행령을 개정, 오는 24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각의 결정 후 공포하고, 그로부터 21일이 경과한 날로부터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일본 측이 8월22일경부터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경제 어려움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수준이나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피해는 예상하기 쉽지 않다”며 “정부 차원에서 해결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으나, 만약 산업 전방위로 확산되면 피해를 가늠하기도 쉽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