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부동산·건설 등 97개 중소기업 구조조정 대상 선정

2013-11-13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중소기업 97개사가 채권은행들의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부동산·건설·운송업종 기업들이 대거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됐다.

1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중소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 결과 및 조치방안'에 따르면 채권은행들은 최근 3개월간 재무·비재무평가를 거쳐 97개사(C등급 45개, D등급 52개)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최종 선정했다.

은행들은 지난 7월~10월 신용공여 규모 50억~500억원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정기 신용위험 평가를 실시, 부실 가능성이 있는 1356개 중소기업(외감 1052개사, 비외감 304개사)를 세부평가대상으로 정했다.

세부평가대상 기업은 최근 3년간 영업현금 적자를 기록했거나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 자산건전성 요주의 등급 등이다.

올해 세부평가대상 기업수는 전년에 비해 20.1%(227개) 증가했으며, 특히 경기변동에 취약한 부동산·건설·운송업종 기업들이 크게 늘었다.

채권은행들은 이들 기업에 대해 8월부터 3개월간 세부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한 뒤 구조조정 대상 중소기업 97곳을 최종 확정했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수는 전년대비 26.0%(20개) 증가한 수치며, 외감법인이 74개사로 전년(60개) 대비 14개(23.3%↑), 비외감이 23개사로 전년(17개) 대비 6개(35.3%↑)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44개(45.4%)로 가장 많았고, 부동산업 13개, 건설업 13개, 도소매업 11개 순이었다. 특히 경기침체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건설, 부동산업종이 26개로 전년(14개) 대비 85.7%(12개↑) 증가했다.

운송업의 경우 지난해에는 구조조정 대상이 없었다가 올해는 6개가 선정되는 등 취약업종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브리핑을 통해 "경기침체기를 맞아 채권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강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평가 결과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97개 기업에 대한 금융권 신용공여액(9월말)은 1조 273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이 8720억원으로 가장 많고 저축은행 961억원, 보험회사 221억원 등이다.

97개 업체의 C,D등급 선정에 따른 건전성 재분류로 은행권은 4093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9월말 현재 1108억원을 이미 적립했으며, 향후 2985억원의 추가 적립이 필요한 상태다.

은행권 부실채권비율(9월말)은 0.06%p(1.56%→1.62%) 상승하고, BIS비율(6월말)은 0.03%p(13.83%→13.8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감원은 향후 C등급 업체에 대해서는 자산부채 실사 및 경영정상화계획 수립 등 신속히 워크아웃을 추진하는 한편 주채권은행이 책임 지고 해당 기업이 정상화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또 검사를 통해 워크아웃 진행 기업의 경영정상화 진행상황 및 주채권은행 관리 실태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D등급 업체는 채권금융회사 지원 없이 자체 정상화를 추진하거나 기업회생절차 신청토록 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또 신용위험평가 직후 정상 평가 기업이 회생절차를 신청하거나, 합리적 이유 없이 워크아웃이 중단되는 경우 채권단의 구조조정 후속조치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B등급 업체중 일시적 유동성 부족이 발생하는 경우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프로그램 등을 통한 은행들의 자금지원을 유도하기로 했다.

채권은행들은 평가 결과 41개사에 대해 Fast Track 프로그램을 적용해 신규자금 등 금융지원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