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부영 한국철강 터 오염정화계획서 승인 논란
환경단체 “ 엉터리 정화계획 승인 철회하라”
2012-11-14 임현빈 기자
[매일일보 임현빈 기자] 창원시가 옛 한국철강 부지에서 나온 철강 슬래그의 재매립 계획을 승인한 것을 두고 환경단체 등의 철회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과 석영철 경남도의원, 송순호 창원시의원, 김태웅 창원시의원은 지난 12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영이 제출한 옛 한국철강 터 오염정화계획서를 승인해 준 시를 압박했다.
이어 “구 한국철강부지에서 토양오염 원인으로 판명된 철강 슬래그의 재매립을 반대한다”며 토양오염정화의 투명성을 위해 민관협의회 재가동을 요구했다.
지난 10월 9일 시는 구 한국철강 부지의 토양오염정화공사현장을 조사하고 관계자 간담회를 가졌다.
“엉터리 정화계획서 반드시 재검토 해야”
부영은 100mm 이상의 철강 슬래그는 파쇄하고 100mm 이하에서 35mm까지의 철강슬래그는 세척해 주택부지에 매립할 계획이다.또한 모래보다 작은 입경인 0.15mm의 토양은 폐기물로 처리하려 하고 있다.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한국철강부지의 오염토양의 62.3%에 달하는 오염된 철강슬래그는 손쉽게 매립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정화검증 시료가 되는 0.15mm의 토양은 폐기물 처리한다면 무엇을 대상으로 토양정화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환경운동연합은 한철 터의 오염된 철강 슬래그 47만㎥를 폐기물로 처리하지 않고 재매립하면 부영은 620억 원의 폐기물 처리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추정했다.환경연합 측은 “시민의 주거공간이 될 부지에 대한 토양오염정화계획인데 최소한 계획서가 제대로 작성됐는지 전문가의 의견이라도 받고 승인을 해줬어야 하지 않느냐”며 “창원시는 엉터리로 작성되고 검토된 정화계획서를 반드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에 시 관계자는 “환경부 질의 결과 부영이 제출한 오염정화계획서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다”며 “0.15㎜ 이하의 슬래그는 바로 폐기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세척한 뒤 나오는 침전물을 폐기물로 처리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덧붙여 “민관협의체 구성은 법적 기구가 아닌 임의기구이기 때문에 부영 측에서 반대하고 있어 강제적으로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기 어려운 실정이다”면서 “부영 측의 토양정화 이후, 검증기관과는 별도로 시에서도 국가공인기관을 통해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부영 측은 “이미 검증기관이 통합되기 전 민간단체들과 9차례 걸쳐 회의를 했지만 별다른 효과는 없었다”며 “민간협의체를 구성해 회의만 하고 있자는 거냐. 공사 시일만 지연시킬 뿐이다. 시·도의원이나 환경단체에서 가끔 현장에 들러 공사과정을 확인하면 될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한편 부영은 2003년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의 옛 한국철강 터 24만 7000㎡를 사들였으며 토양오염 정밀조사 결과 철강 슬래그 대부분이 아연 등 특정 중금속에 오염된 것으로 드러나자 철강 슬래그 재매립을 골자로 한 오염토양 정화계획서를 지난 8월 창원시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