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은행 '퇴직연금' 몰아주기가 시너지 효과?
2013-11-18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해 고심 중이다. 하나금융지주는 그 일환으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퇴직연금을 교차 운용하기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방안이 퇴직연금 일감 몰아주기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이사회를 개최하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양사 직원들의 퇴직연금을 서로 맞바꿔 전담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두 은행은 연말까지 퇴직연금 교차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기존 일정부분 운용하던 퇴직연금을 전액 계열 은행에 몰아준다는 것이다.관련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으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500억원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은행 직원의 퇴직연금 규모는 2700억원, 외환은행은 1800억원이다.퇴직연금을 전액 교차 운용하기로 결정한데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 이후 가시적인 실적을 나타내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최근 IT부문 통합 및 카드사 합병 추진, 외환은행의 하나고등학교 재원 출현 등으로 외환은행 노조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하나금융으로서는 대외적으로 인수 이후 긍정적 효과를 보여줄 필요성이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특히 하나·외환은행의 퇴직연금 분야가 시중 은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미미해 당장 실적을 키우기 좋은 분야다.이번 방침에 대해 일각에서는 퇴직연금 몰아주기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제조업 위주의 대기업들이 금융업계로 뛰어들면서 업계 후발주자인 금융계열사를 키우기 위해 쉽게 이용하는 것이 ‘퇴직연금’”이라며 “이번 상황 역시 ‘일감몰아주기’로 볼 수 있는 의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