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얼마 전 요즘 한창 우리나라 역사에 관심이 많은 아이와 6‧25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아이는 6‧25전쟁이 어떻게 일어나고 어느 나라들이 참전하여 정전이 되었는지를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다. 아이가 좀 더 자세한 내용을 같이 찾아보자고 하여 6‧25전쟁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검색을 하며,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7월 27일 ‘유엔군 참전의 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전쟁은 정전이 되기까지 전 국토의 80%를 잿더미로 만들었고 국군과 유엔군 등 53만 6천여 명이 전사하거나 부상당했으며, 천만 이산가족을 만들어냈다. 정전협정은 사실 전쟁 발발 1년 후인 1951년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유엔군과 공산군 양측의 팽팽한 입장 차이로 지루한 협상 끝에 전쟁발발 3년 후인 1953년 7월 27일이 되어서야 정전협정이 이루어졌다.
유엔군으로 참전한 나라들은 정정협정이 이루어진 7월 27일을 ‘한국전 참전의 날’로 제정하거나 참전 군인을 기리거나 경의를 표하는 날로 정해놓고 해마다 그 날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왔었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1953년 7월 27일을 단순히 정전협정일로만 여겨왔었다. 이에 우리나라도 정전 60주년이었던 지난 2013년부터 7월 27일을 ‘유엔군 참전의 날’로 정하고 매년 국가보훈처에서 정부 기념식을 거행하고, 유엔 참전용사들을 초청하여 감사행사를 하며, 그들의 희생과 공헌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올해 역시 돌아오는 7월 27일 오전 10시에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6‧25전쟁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을 국내외 참전용사와 유족, 참전국 외교사절단 등 2,000여명을 모시고 “함께 지킨 대한민국, 평화와 번영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주제로 거행한다. 그런데 횟수로 6년째이지만 아직도 국민들 가운데 7월 27일이 무슨 날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서 보훈공무원으로서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많다.
전쟁으로 피폐되어 있던 국토를 되살리기 위해 우리는 국제사회의 도움과 우리 민족 특유의 근면, 성실함으로 오늘날의 경제발전을 이루었으며, 이제는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가 되었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이름 모를 수많은 유엔참전국 참전용사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애초에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올해 나는 아이와 함께 정전협정이 주는 역사적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과 공헌하신 수많은 참전용사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좀 더 많은 분들이 나와 우리 아이와 함께 감사를 표하는 대열에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란다.
경기동부보훈지청 복지과 주무관 이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