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진단평가 실시…학부모 '체험학습' 강행

교사 학부모 "학교 서열화와 공교육 붕괴 부채질"

2009-03-31     인터넷팀

[매일일보=인터넷팀] 전국의 초등학교 4~6학년과 중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교과학습 진단평가가 일선 교사 및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31일 끝내 강행됐다.

이에 일부 학부모는 이번 평가가 학생과 학교를 줄 세우는 '일제고사'라고 주장하며 자녀를 데리고 체험학습을 떠났으며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백지답안 제출이나 조직적인 오답 적기 등이 예상돼 교육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전국의 16개 시.도교육청은 31일 오전 9시부터 초 4~6학년과 중 1~3학년을 대상으로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 5과목에 걸쳐 일제히 교과학습 진단평가를 진행했다.교육당국은 당초 지난 10일 진단평가를 치르기로 했지만, 학업성취도 평가의 성적조작 파문이 터지면서 31일로 연기됐다.이에 대해 교원단체 및 상당수 학부모들은 "학생과 학교를 줄세우기 위한 '일제고사'"라로 규정하며 거부운동에 돌입했다.평등교육학부모회와 참교육학부모회에 따르면 전날까지 일제고사에 반대해 체험학습을 신청한 학생과 학부모가 전국적으로 1천435명으로 집계됐다.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30일 징계를 각오하고 학부모통신 등을 통해 일제고사의 부당함을 알린 조합원 122명의 명단과 소속학교를 공개했다.‘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충북학부모회’ 등 시민단체는 학교장의 불허처분과 관계없이 진단평가에 응하지 않고 체험학습을 강행키로 했다.충북학부모 단체 관계자는 “시험 대신 체험학습을 선택한 것은 학생들의 순수한 자유의지에 따른 것”이라며 “도교육청이 체험학습에 나선 학생들을 무단결석처리하거나 해당 교원을 징계할 경우 집단행동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교조 전북지부와 일부 교육 관련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사회공공성공교육강화전북네트워크는 앞서 30일 오후 5058명의 학부모와 교사가 평가 반대 서명을 한 서명지를 교육청 측에 전달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이들 또한 평가 당일인 31일 오전 9시 전주공설운동장에서 평가 거부 학생들을 데리고 체험학습을 떠났다.단체 관계자는 "최근 임실교육청 성적조작으로 전북교육행정에 대한 신뢰가 바닥난 상황에서 여론조사 한번없이 일제고사를 강행하겠다는 것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학교 서열화와 공교육 붕괴를 부채질하는 일제고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또 관계자는 "전북교육청은 평가에 반대한 홍보물을 불온유인물로 규정하는 등 시민단체 고유활동에 중대한 명예훼손과 인권침해를 가하고 있다"며 "비교육적이고 공안기관을 방불케하는 지침과 행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청소년단체인 '무한경쟁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청소년모임 세이노(Say no)'는 등교거부 및 오답 적기 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이런 가운데 전교조와 학부모단체는 31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촛불문화제도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