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의장 출신, '치밀한 수법'으로 윤소하에 소포 테러

거주지 1시간 거리인 관악구로 이동해 소포 부쳐 경찰, 구속영장 신청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 있어”

2020-07-30     김나현 기자
정의당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경찰이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에 협박소포를 보낸 혐의로 체포된 진보단체 관계자는 과거 한국대학생총연합회(한총련) 15기 의장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편의점에서 소포를 발송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사용, 경찰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30일 서울대학생진보연합 운영위원장 유모(35) 씨에 협박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전날 오전 9시께 유씨를 체포해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중이지만, 유씨는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체포 직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의 도움을 받다가 현재는 개인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는 윤 의원실에 커터칼과 조류 사체, 플라스틱 통과 함께 협박성 편지를 담은 택배를 발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소포에 동봉된 메시지에는 윤 의원을 "민주당 2중대 앞잡이"라고 비난하고 "너는 우리 사정권에 있다"는 등의 협박이 담겨있었다. 소포는 '태극기 결사단'이란 명의로 돼 있어 당초 극우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던 상황이라 유씨의 체포 사실이 알려지며 범행 동기에 관심에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공작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치공작이라는 분석과 관련해 실제 경찰은 유씨가 범행 과정에서 치밀한 수법을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유씨는 지난달 23일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거주지에서 대중교통으로 약 1시간 거리인 관악구 편의점까지 이동해 택배를 부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소포는 같은 달 25일 국회에 도착, 윤 의원실에서는 이 소포를 이달 3일 발견했다. 경찰은 특히 유씨가 범행 당일 자정이 넘은 시각에도 모자, 마스크,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택시, 버스 등 대중교통을 필요 이상으로 여러 차례 갈아타고, 가까운 거리도 일부러 돌아가는 등 의도적으로 수사를 방해할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유씨는 과거 한총련 15기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이적 표현물을 제작·배포하고 북한 학생과 이메일을 주고받은 등의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적이 있는 인물이다. 한총련은 1987년 설립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후신이다. 유씨가 현재 소속된 것으로 알려진 서울대학생진보연합은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의 서울 지역 조직이다. 현재 대진연은 유씨의 체포에 대해 "철저한 조작사건이자 진보 개혁세력에 대한 분열시도"라고 반발하며 각종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한편 이날 정의당은 피의자 검거와 관련해 "경찰은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 피의자가 누구든 어떤 동기가 있든지간에 폭력과 테러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유상진 대변인)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