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매국노 프레임은 총선용' 야당 주장 현실화..양정철 싱크탱크 보고서 파문
연구원 “한일갈등 선거 연결 짓는 것 동의 안해” 사과
나경원 “집권세력과 여당, 총선 위해 국민 안전 팔아”
2020-07-31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한일 갈등을 총선과 연계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여론조사보고서를 당내 의원들에 배포한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이 하루 만에 유감을 표했다. 연구원이 “관련자들에 엄중히 경고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파문이 가라앉질 않고 있다. 야권에서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구원은 31일 별도 배포한 메시지에서 “적절치 못한 내용이 적절치 못하게 배포됐다”며 “충분한 내부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부적절한 내용이 나갔다.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주의와 경고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또 “한일 갈등을 선거와 연결 짓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당이나 연구원의 공식 입장이 아닌 조사 및 분석보고서가 오해를 초래하지 않도록 보다 신중을 기하겠다”고 했다.
앞서 연구원은 전날 의원들에게 배포한 ‘한일 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 보고서에서 “일본의 무리한 수출규제로 야기된 한일 갈등에 대한 각 당의 대응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많고, 원칙적인 대응을 선호하는 의견이 많다”며 “총선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해 논란을 불러왔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자 야권에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과 함께 양 원장의 즉각 해임을 요구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와 민주당이 이 사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를 내보인 것에 실망과 함께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 사태를 내년 4.15 총선까지 끌고 가려는 속셈을 내비친 것인가”라며 “민주당의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 그리고 양 원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해당 보고서를 언급하며 “지난주부터 이어진 안보난국은 결국 전통적인 한미동맹이 흔들리고 한미일 안보공조가 흔들리기 때문인데 정권의 집권 세력과 여당은 자신들의 총선을 위해 국민의 목숨과 안전을 팔아버렸다”고 했다.
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도 “이제 와 부적절하다며 실무자에 대한 경고 정도로 사태를 덮어보려는 민주당의 시도는 진실은 가리면 되고 국민은 속이면 된다는 오만한 발상에 불과하다”며 “지금이라도 양정철 원장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즉시 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