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서울대 복직한 날 선배 박인숙 "총선 나오면 교수 못한다"
"마감 직전에 교수 복직서를 팩스로 보냈다니...생각보다 훨씬 더 치졸"
"학교와 학생을 버렸다" 과거 폴리패셔 비판 발언 '부메랑'으로 돌아와
2019-08-01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조국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서울대학교 교수로 복직한 날 서울대 선배인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이 "총선에 나오면 교수직은 퇴직해야만 한다"며 경고를 날렸다.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조 전 수석이 복직을 신청한 건 당장 올해 2학기부터 강의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서울대 교수직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정치와 교수 둘 중에 선택을 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박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신이 정치를 하고싶어서 안달을 떤 것을 온 국민이 알고있다"며 "그런데 조 전 수석이 서울대 교수 복직신청을 마감 직전에 팩스로 보냈다는 뉴스를 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치졸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참고로 국회의원이 되려면 20대 국회부터는 무조건 교수직을 퇴직해야만 한다"며 "본인의 과거발언을 다시 읽어보고 반성하라"고 했다. 또 "더 이상 이런 지저분한 짓거리로 국민을 조롱하지말고 서울대 학생들을 회나게하지 말고 서울대를 욕보이지도 말아달라"고도 했다.
'본인의 과거 발언'이란 조 전 수석이 과거 여러 차례 이른바 '폴리페서(정치활동을 하는 교수)를 "교수가 국회의원 공천 신청을 하면 본연의 업무인 연구와 교육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 "학교와 학생을 버렸다"고 비판한 것을 가리킨다. 조 전 수석은 지난 2008년에도 당시 김연수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가 18대 총선에 도전하자 "교수의 지역구 출마와 정무직 진출을 규제할 수 있는 규정을 제정해야 한다"며 학교 측에 관련 윤리규정을 마련하라고 건의한 적도 있다.
박 의원은 조 전 수석에게 "대국민 추태를 빨리 끝낼 것을 촉구한다"며 "정치를 하려면 서울대 교수를 버리거나, 정치계를 떠날 생각이라면 당장 복직하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했다. 또 "그런데 이제껏 언행을 보면 조 전 수석은 차라리 학생 교육을 하지 않는게 더 좋겠다"고도 했다.
이날 같은 당 신보라 최고위원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전 수석을 비판했다. 그는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조 전 수석에 대한 비판글이 학교 게시판인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일을 두고 벌어진 여야 간 공방을 언급하며 "조 전 수석을 임명한 후 형법 강의가 줄어 학습권이 침해 받았다는 학생들의 주장은 타당한 주장이 아니냐"며 "비록 장관 임명자의 교수 퇴직법이 미비되어 있음에도 온당히 지식인이라면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본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전 수석은 스스로를 좀 돌아보면서 자신이 윤리적으로 떳떳한 스승인지 살펴보라"고 했다.
한편, 조 전 수석 측은 전날 국회에서 자신의 거취 문제로 공방이 벌어진 이후에도 "휴직 사유가 사라지면 즉시 복직하는 것이 학칙이라 서류를 제출했다"고만 밝혔다. 교육공무원법과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교수가 임명직 근무를 위해 휴직할 경우 휴직기간은 해당 임명직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이고, 휴직기간이 종료된 날부터 한 달 이내에 복직을 신청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사직 처리된다. 다만 조 전 수석이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다시 휴직을 신청해야 한다. 서울대 규정상 교수의 휴직은 횟수나 기간에 제한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