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당 문전박대에 국회 방일단 격앙 “우리가 거지냐”

니카이 간사장, 일방적 연기 통보 이어 한밤중 전화취소 강창일 “한국에 강경...자민당에 함구령 내렸다고 생각”

2019-08-01     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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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국회 방일단이 자민당 내 ‘2인자’로 꼽히는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 면담하려 했으나 연이어 면담이 취소되며 사실상 ‘문전박대’ 당했다. 방일단의 일원으로 참석한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니카이 간사장과의 면담 재추진 여부에 대해 “우리가 거지냐”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국회 방일 의원단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강 의원은 1일 도쿄의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니카이 간사장과의 면담 재추진 여부를 두고 대화를 나누던 중 “우리가 거지냐”라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강 의원은 “우리가 화가 나 있는데 왜 면담을 또 추진하겠느냐”며 “그쪽에서 (면담을) 추진한다면 우리가 받아줄지, 말지를 고민하겠다. 아주 결례를 저질렀다”고 했다. 애초 니카이 간사장과의 면담은 전날 오후 5시로 잡혀있었지만, 일본 측은 면담 예정시간을 앞두고 “내일(1일) 일본 국회가 열려 내부 대책회의를 해야 한다”며 면담 연기 통보를 해왔다. 방일단은 이를 받아들여 니카이 간사장과 이날 오전 11시 30분 면담 약속을 다시 잡았다. 그러나 일본은 전날 밤 9시경 “니카이 간사장이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당내 긴급 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해야한다”며 하루 연기한 면담마저 불가하다는 뜻을 전했다. 방일단이 중진 의원들이 다수 포함된 10명으로 구성됐고, 강 의원 또한 한일의원연맹 회장이라는 점에서 중대한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나왔다. 강 의원은 “우리가 거지도 아니고, 충분히 우리의 뜻을 전달했다. 자민당과 아베정권의 진심과 속내가 무엇인지 알았다”며 “구걸외교를 하러 온 것이 아니라, (국민) 뜻을 전달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그는 자민당의 면담 거절을 두고 거듭 “결례”라고 비판하면서 “아베 신조 총리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자민당에 ‘함구령’을 내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민당의 이러한 태도를 두고 일본이 한국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강 의원은 “자민당 측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회의 때문에 못 만난다고 한 것은 하나의 빌미이고, 우리를 피하려는 것”이라며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강행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게 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화이트리스트 제외 강행 의지가 강한 것 같지만, 미국이 조금 강하게 나올 경우 어쩌면 제외를 보류 내지 취소를 할 수도 있는데 지켜봐야한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오늘까지의 분위기는 자민당 입장이 강해 우리를 피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원혜영 의원도 “자민당과 자민당 간부인 니카이 간사장의 화이트리스트 문제에 대한 입장이 강경하다는 것과, 우리와 만나서 대화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