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安風’을 잡아야 하는데…

‘안철수 바람’ 여전히 대선판 변수 작용해

2013-11-25     김영욱 기자

[매일일보]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전격사퇴한 뒤 지방으로 내려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안 전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어디까지 지원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외면에서 시작된 ‘안철수 바람’은 여전히 대선판의 변수로 남는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안 후보가 주자군에서 빠진 상황에서 ‘안풍(安風)’이 파괴력을 가질지, 그 반대로 급격히 위축될 지는 현재로서는 예단키 어렵다.안 후보는 지난 23일 “이제 (야권의)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보”라며 자신은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하면서도 단일화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언급해 문 후보에 대한 감정의 앙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또 정책적으로도 이견을 보여온 만큼 당분간 시간을 두고 자신의 역할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일단 그가 대선국면에서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의가 달리지 않는다.현재로서는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캠프에서 공식 직책을 갖고 직접적인 지원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가치연대와 정책연대를 기반으로 한 ‘국민연대’의 틀이 선행적으로 마련돼야 명분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이다.그러나 강도와 방식은 미지수이다. 적극적으로 문 후보를 지원할 지, 아니면 소극적으로 임할 지는 두고봐야할 대목으로 남아 있다.안 후보가 지지세가 강한 수도권 등지에서 문 후보를 위한 지원유세에 나서거나, 문 후보와 동반유세를 다닌다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는 반면 작년 10·26 재보선이나 지난 4·11총선 때처럼 입장발표 등으로 ‘지원사격’을 하는 수위라면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게 대체적 관측이다.안 후보의 사퇴에 대한 고정 지지층의 반응도 변수이다.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내주 초부터는 문 후보의 지지율이 서서히 상승할 것”이라며 “안 후보의 지지층 이탈은 막았다”고 평했다.안 후보의 지지층 상당수가 문 후보 쪽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시각이다.그러나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당분간 부동층이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후보 단일화 과정의 우여곡절에 대한 실망감과 안 후보의 ‘퇴장’으로 그의 지지층 상당수가 문 후보 지지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깔려있는 것이다.이에 따라 안 후보를 지지했던 ‘2040세대’, 수도권, 중도층의 선택지가 사실상 이번 대선의 승패를 좌우하게 됐다.이들은 ▲박 후보 지지로 돌아서거나 ▲문 후보 지지로 옮겨가거나 ▲두 후보를 모두 지지하지 않는 세가지 가운데 하나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선거기간이 시작되는 27일까지 중도층 표심의 탐색 기간이라고 볼 수 있다. 여야는 여론을 관망하다가 중도층 대응전략을 짤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결국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세대별 공약제시, 정치쇄신안 강화 외에는 이들의 표심흡수를 위한 뾰족한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한편 안 후보는 조만간 서울로 돌아와 선거 운동 과정에서 도움을 준 인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동시에 대선 과정에서의 역할과 향후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를 두고 자문도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안철수 캠프는 26일까지 캠프로 사용했던 공평동 사무실을 완전히 비우고 펀드와 후원금도 곧 정리할 계획이다.안 후보가 사퇴하고 이틀이 지난 후인 25일에도 캠프 밖에서는 일부 지지자들이 사퇴선언 철회를 요구하며 1인시위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