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고노와 단독회담서 “日 입장 이해…韓에 지소미아 연장 요구”
NHK 폼페이오-고노 양자회담 내용 공개
2020-08-05 조현경 기자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고노 다로 일본 외상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 경제전쟁과 관련해 일본 측 입장에 이해를 나타내면서 한국 측의 반격카드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을 한국에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NHK가 5일 보도했다.
이날 NHK 보도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과 고노 외상은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 전날인 지난 1일 태국 방콕에서 통역만을 배석한 채 양자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고노 외상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수출규제와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일본 측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일본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며 이해를 나타냈다고 한다. 또한 폼페이오 장관은 이달 24일로 기한을 맞는 지소미아에 대해 미국도 한국에 갱신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는 것.
지소미아와 관련해 다음날 열린 한미일 회담에서 강경화 외교장관은 폼페이오 장관과 고노 외상에게 지소미아 파기 가능성을 알린 바 았다. 당시 강 장관은 "지소미아 문제는 한미일 안보협력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우리로서는 모든 걸 테이블에 올리고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일본의 보복 철회와 미국의 적극적 중재를 요구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NHK 보도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미국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한일 갈등이 안보 분야로 번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한국에서 지소미아 문제가 처음 불거진 직후 국무부에서는 지소미아 유지를 원한다는 공식 메시지가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은 한미일 안보협력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으면서도 한일 갈등에 적극적인 중재자로 나서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익명 브리핑에서 "미국은 중재나 조정에 관심이 없다. 그 입장은 기존과 변함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