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진실공방' 손학규-유승민 정면충돌
"한국당과 통합 위한 몸값 올리기" vs "허위사실로 비난한 것 사과하라"
2020-08-05 조현경 기자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바른미래당의 당내 갈등이 정면충돌했다. 당권파의 수장인 손학규 대표는 5일 “바른정당계가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자유한국당과 통합할 때 몸값을 받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당권파의 수장인 유승민 의원은 허위 사실로 자신의 비난한 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손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7월 7일 이혜훈 의원이 주선하여 유 의원을 만나 자리에서 유 의원이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에게 ‘손학규 퇴진을 혁신위의 최우선 과제로 해달라’고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바른정당계가 손학규의 퇴진을 이토록 요구하는 이유가 분명해 졌다. 저를 퇴진시킨 후 개혁보수로 잘 포장해서 한국당과 통합할 때 몸값을 받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넉 달여간 정치인생을 송두리째 짓밟히는 경험을 했다”며 “제가 이 수모를 당하는 이유는 오직 다당제의 초석이 바른미래당을 지키겠다는 마음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행여라도 바른미래당을 한국당에 갖다 바치려는 분들이 있다면 일찌감치 포기해라. 한국당으로 가시려면 혼자 가시라. 바른미래당을 끌고 갈 생각은 진작 버리시길 바란다”고 했다.
손 대표의 최고위 발언에 유 의원은 즉각 반박문을 내고 손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반박문에서 유 의원은 “지난달 7일 주 전 혁신위원장, 하태경 최고위원, 이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당 대표의 퇴진을 혁신위의 최우선 안건으로 요구한 적이 없으며, 지도부 교체 이외의 안건은 모두 사소하고 가치 없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부 교체는 이미 혁신위가 안건으로 결정한 내용이었는데 그걸 제가 뒤늦게 요구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손 대표가 허위사실로 저를 비난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손 대표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바른정당계인 오신환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손 대표의 주장에 대해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며 “전혀 사실과 다른 것으로 왜곡하면서 (혁신위를) 한국당과 연대 통합의 연결고리로 언급하는 것은 본인의 궁색한 처지의 상황 돌파를 위한 꼼수정치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가 각자의 입장이 있을 수 있으나 자신을 돌아보는 게 선행돼야 한다”며 “수많은 당원이 왜 손 대표 체제의 변화를 요구하는지에 대한 자성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