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도시의 늙음과 재생

2020-08-06     김서준(土美) 도시로 재생연구소 소장
김서준(土美)
[김서준(土美) 도시로 재생연구소 소장] 지금으로부터 30년 뒤면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전 인구의 40% 가까이 육박할 예정이라고 한다. 총 인구 수도 2028년 5194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2047년 4891만명, 2067년에는 1982년 수준의 3929만명에 그치고 15~64세의 생산연령인구는 2047년 52.4%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부터 우리나라는 인구감소를 시작했고 고령인구 증가와 생산연령 인구감소 시대를 맞이했다. 비수도권이 소멸 위험을 걱정하는 반면 수도권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인구 양극화 시대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인구 중 4분의1 이상이 거주하는 서울 수도권의 노후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요구들과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에서 준공한지 20년이 넘는 노후아파트는 2016년 37.4%였으나 2021년 절반의 수치를 넘게 될 예정이고 수도권에서 1기 신도시 아파트의 노후아파트도 60%에 달하고 있다. 건물고령화는 아파트나 주택 내부에서만의 문제가 아닌 함께 연관돼 있는 인프라도 지적되고 있다. 도시인프라는 도로, 상하수도, 전기, 공원·문화·공공 등의 시설을 의미한다. 고도화된 도시에서 도시 인프라는 투자와 노후화의 간극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지역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수돗물의 녹물 문제, 노후화되어가는 도로와 고가, 교통시설 등이다. 2016년 기준 20년이 넘은 서울시 상·하수관로 시설은 전체의 절반에 이른다. 급수관, 배수관, 송수관, 공급용수관 등 상수도관로 전체 상수도 관련 시설의 경우 20년이 넘은 시설이 50% 이상을 육박하는 것이다. 수돗물 오염 문제는 단순한 배관, 설비시설의 청소나 문제된 시설물을 보수하는 차원이 아닌 지속가능한 시설관리 매뉴얼에 있다. 도로시설의 노후도는 어떠한가. 포장도로의 노후도를 평가하는 포장상태평가지수(SPI)를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바로는 즉시 보수가 필요한 SPI 지수 6 이하의 수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도로시설의 노후도와 대규모 건축공사가 만나면 지반침하 등의 여러가지 안전사고 발생율이 높아진다. 최근 공사장 인근의 지반침하 현상이 점점 증가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공사장을 인접하고 있거나 인근의 건축물은 안전에 좀 더 주의해야 한다. 1974년 서울지하철 1호선이 처음 개통된 이후 지하철 인프라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50년이 다 되어가는 시설은 하루 평균 3000만명이 통행하는 등 이용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유지관리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지하공간 개발과 노후 인프라의 여파는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연약지반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대형건물을 짓거나 노후관 파손으로 인한 수도 누수, 관 주변의 토사 유실, 전조현상의 단계를 거친 지반이 침하되거나 녹물 발생, 건물 붕괴 등 사고위험성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노후해 가는 도시인프라 설계를 재정비해야 한다. 통합도시는 앞으로 원활한 경제활동과 순환을 위해 도시 인프라가 제 기능을 발휘해야 될 때가 온 것이다. 최근 지방의 상업시설 붕괴사고로 안전사고가 있었다. 단순한 불법건축 행위에 따른 사고같지만 이 모든 것은 도시의 안전점검 시스템의 결여에 의한 결과이다. 노후화 되어가는 도시와 안전점검이 가동되지 않는 불법건축 행위는 도시생태계의 일상을 위협하는 요소이다. 사람이 늙어가는 것과 도시가 노후화 되어 가는 것의 현상은 노후 속도, 시간과 비례한다. 고령화 사회의 여러 가지 예상되는 사회문제들은 도시 노후화 인프라와 닮은 부분이 많다. 지금까지 도시인프라 공급과 개발이 도시의 경쟁력을 높여왔다고 한다면, 앞으로의 도시경쟁력은 재생과 회복력인 것이다. 사람의 수명 연장과 도시 인프라의 노후가 회복탄력성의 문제와 지속가능한 운영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공동의 숙제를 안고있는 것이다. 노인복지와 노인일자리 문제 해결 이전에 길어진 생애에 대한 연구와 교육, 안전진단이 아닌 관련지역과 토질에 맞는 정밀안전진단과 시스템…. 결국은 우리의 길어진 삶과 환경을 좀더 세밀하게 들여다 봐야 하는 문제이다. 많이 벌고 많이 지어서 행복할 것인지, 적게 벌고 적게 짓지만 기존의 인프라를 오랫동안 잘 사용할지의 가치활용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