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환율전쟁에 정부 “필요시 비상계획 과감히 시행”
시장 자금경색시 유동성 공급...자본유출시 금융기관 자본확충
2019-08-06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에 이어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 등 금융시장 불안으로 국내 자본 유출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일단 관망하되, 필요시 선제적·적극적으로 조치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변동성의 과대한 확대시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과감히 시행하겠다는 이야기다.
기획재정부는 6일 전날 코스피 2%대 급락과 이날 새벽 미국 재무부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조치에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유관 부처 합동으로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향후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신속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방기선 기재부 차관보는 “향후에도 대내외 위험 요인 전개에 따라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이미 준비된 비상계획에 따라 상황별 시장 안정 조처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취할 것”이라고 했다. 또 “금융당국에서 회의를 개최해 시장상황 동향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필요하면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김회정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도 “정부는 갈등이나 미국 금리인하, 일본 수출규제 등 모든 조치에 대해 엄중히 대처하고 있고, 앞으로 이것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적극 조치하겠다”고 했다.
기재부가 마련한 시장 변동성 확대 단계별 대응계획에 따르면 1단계에선 투자자 불안에 따른 시장 모니터링 강화와 심리 안정에 집중하고, 자금경색이 나타나는 2단계에선 유동성 공급을 늘린다. 자본 유출이 실제로 발생한다고 판단되는 3단계에선 금융기관 자본 확충 등에 나선다. 향후 금융시장 변동성 추이에 따라 정부 여당이 강조해온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가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방 차관보는 “관련 상황을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국내 경제 기초체력이 이전보다 나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7위이며 순 대외채권은 4000억불 이상, 단기외채 비율도 3월 기준 31.6%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관세보복에서 통화가치 전쟁으로 확전되는 양상인 가운데 원화의 위안화 동조 현상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어 현 상황을 관망하기엔 리스크 요인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환율조작국 지정국이 미국의 환율과 무역흑자 시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미국은 자국 기업 투자 제한, 미국 시장 진입 규제 등 추가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