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민은행 위안화 추가 평가절하 '환율전쟁 불사 의지'

美 환율조작국 지정에도 기준환율 또 높여

2020-08-06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994년 클린턴 행정부 이후 25년 만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경고에도 위안화를 추가 평가절하하면서 환율전쟁 불사 의지를 밝혔다. 6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6.9683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일 대비 0.66% 오른 것이다.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도 장중 전 거래일보다 0.63% 오른 7.1400위안까지 올랐다. 이는 2010년 홍콩 역외시장이 개설되고 나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날 홍콩 역외시장 역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도 장중 전거래일보다 1.98% 급등한 7.1092위안까지 치솟은 바 있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오른 것은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앞서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환율시장 개입을 우려해오면서도 환율조작국 대신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해왔다. 그러나 전날 홍콩과 중국 외환시장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이 넘는 위안화 약세가 나타나면서 전격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사상 최저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떨어뜨렸다"며 "이는 환율 조작이고 중대한 위반이다"라고 밝혔다. 반면 중국 인민은행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미국의 관세부과 등의 영향으로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었다며 미국에게 책임을 돌렸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정부의 직접적인 경제적 제재를 받게 된다. 환율조작국에 투자한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를 제한할 뿐 아니라 환율조작국 기업이 미국 내 조달시장 진입 또한 금지하게 된다. 앞서 25년전인 1992년부터 1994년까지 미국은 중국을 총 다섯차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고, 당시 중국은 미국정부의 경제 재재에 백기를 들며 결국 달러대비 위안화 가치를 15% 가까이 절상해야했다. 한편, 중국 정부의 위안하 추가 평가절하는 현재 중국과 미국 사이에 이미 펼쳐지고 있는 무역전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로 예고한 추가 관세부과 조치에 대해 정면으로 대응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농산물 수입 금지와 환율을 미국에 무기로 내세운 상황이라 중국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