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손님으로 돌변한 한전 직원들
집주인과 ‘보상 문제’ 진행 중에 ‘대형 사고’
2013-11-27 임현빈 기자
개인주택 몰래 잠입 고압선로 공사
사측 “불순한 의도는 없었다” 변명
[매일일보 임현빈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고압선 송전선로 공사 과정에서 사전 동의 없이 개인 주택에 몰래 침입해 작업을 강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남 나주시 다시면 한 주택에 사는 김모씨(50)는 지난 21일 “우리 집에 몰래 들어와 집 위를 통과하는 고압선로 연결을 위한 공사를 진행했다”며 한전과 시공사 측을 경찰에 신고했다.김씨는 “집 마당에 있는 항아리기 깨져 있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본 결과, 이날 오전 새벽 1시께 한전과 시공사 측 직원 3~4명이 몰래 들어와 공사한 사실이 녹화돼 있었다”고밝혔다.한전은 지난 2007년부터 ‘154kV 나주~평동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었다.문제는 김씨의 집이 선로 구간에 포함돼 있는 것.한전은 김씨의 집 양쪽에 철탑을 세워두고 연결을 시도했지만 김씨가 완강히 반대해 잇지 못하고 있었다.김씨가 보상금이 적다며 공사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앞서 한전은 보상금으로 880만원을 책정한 반면 김씨는 고압 전선이 집 위를 지나가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2억원대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김씨는 현재 한전을 상대로 소송을 낸 상태며 소송 결과가 나온 후 공사를 진행하라고 수차례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열차가 자주 통과하는 곳으로 열차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시간대에 공사를 진행해야 했다”며 “철도청 허가를 받아 이날 새벽 1시께 송전선로 연장 공사를 했다”고 말했다.또한 이 관계자는 “해당 주택은 도로변에 있다. 울타리나 담장이 없어 얼마든지 진입할 수 있도록 돼 있는 구조였으며 마당에서 작업을 진행했다”며 “하지만 주택 소유주 허락 없이 진입한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이어 “불순한 의도는 없었으며 건물 소유주에게 사과의 뜻도 전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