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요동치자 정부 ‘공매도 규제’ 칼 빼들었다
2020-08-07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정부가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및 한일 경제 갈등으로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공매도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자본 유출 가능성은 적지만 환율 변동폭이 커질 경우 시장안정조치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23개월 만에 금융당국 수장이 한 자리에 모인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갖고 “정부는 앞으로 상황을 냉철하게 주시하며 시장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이미 준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기초해 증시 수급 안정 방안, 자사주 매입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 강화 등 가용한 수단을 통해 시장 상황에 따라 적기에,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처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의 대응 방안 중 하나로 공매도 규제 강화 시행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비상계획 조치에 대해선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시장 참여자들이 관심이 큰 공매도 (규제) 강화 방안은 검토를 충분히 했고 언제든지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금융시장 내 자본 유출 확대 우려에 대해서는 “최근 들어 시장변동성과 리스크가 부각되다 보니 증시에서 일부 미약하게 자금 유출이 있었다”면서 “한국경제 갖고 있는 기초 체력과 이에 대한 외부 투자자에 대한 신뢰 들이 감안이 돼 결정될 것 같다. 정부도 모니터링하고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일본발 자금 유출 가능성에 대해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원화가 위안화에 동조하며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환율시장에 과도한 쏠림 현상이 있어서 시장이 불안해지면 정부는 준비된 계획에 따라 불안 심리를 완화할 수 있는 시장안정조치를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과 관련된 지적을 받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이어 “정부는 작년부터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고, 실제로 3월에 (개입내역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과 긴밀하게 협의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대한 지적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