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코리안 특급’…전격은퇴 박찬호, 야구행정가로 새 출발 선언
[매일일보]‘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19년 프로야구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29일 소속팀인 한화 이글스에 은퇴 의사를 전달한 박찬호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소공로 플라자 호텔 22층 다이아몬드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1994년 메이저리그(MLB) LA다저스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뒤 19년 간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보낸 박찬호는 자신의 두 번째 야구인생 첫 발을 ‘행정가’로 정했다.
기자회견에서 박찬호는 “많은 고민을 했는데 아쉬움도 있고 그리울 것 같다”며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행정이나 경영, 운영 등에 쏟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거취를 설명했다.
행정가의 꿈은 오랜 미국 생활로 자연스레 갖게 됐다. 은퇴를 앞두고 한국과 일본 무대를 1년씩 경험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야구 선진국 미국의 야구를 접목해 한국 야구 발전을 꾀하고 싶은 것이 박찬호의 계획이자 목표다.
박찬호는 “야구와 커뮤니티와의 관계 등을 배우고 야구를 통해 미국과 한국의 교류 역할을 하고 싶다”며 “유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부해 한국 유소년 야구 캠프나 대회를 정말 값지고 의미를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보다 체계적인 공부를 위해 다음달 초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이라고 밝힌 박찬호는 “미국은 산업 야구를 통해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이 많은데 그런 부분에 매력을 느꼈다“며 ”한국 구단들도 팬들과 선수들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짐작하기에 그때를 대비해 다양한 공부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팀에 소속이 돼 일을 하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밝힌 그는 “메이저리그에서의 박찬호라고 하면 다저스가 떠오르 듯 한국야구 박찬호면 한화가 마지막 기억이 될 것이다. 한화를 위해 다양한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도자 박찬호의 모습은 당분간 보기 어려울 전망이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지도자 생활과 거리를 둔 것은 아니다. 박찬호는 ‘지도자는 내가 앞으로 해야 하는 일의 목표 안에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지도자, 정확한 지도자가 될지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찬호는 1994년 계약금 120만 달러를 받고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에 진출했다.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행이었다.
160㎞에 이르는 강속구로 두각을 나타낸 그는 1997년 14승 8패 평균자책점 3.38로 기량을 만개했다. 2000년에는 18승10패 평균자책점 3.27로 전성기를 구가한 뒤 2001년 겨울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 65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으로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애를 먹으면서 2010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끝으로 17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감했다. 통산 기록은 124승98패 평균자책점 4.36. 124승은 아시아 선수 중 최다승이다.
박찬호는 2011년을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보낸 뒤 2012년을 앞두고 고향팀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박찬호는 ‘1999년 1월1일 이전 해외로 진출한 선수는 복귀시 반드시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야 한다’는 규약에 발목이 잡혔지만 한화의 노력과 타 구단들의 대승적인 양보로 국내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어렵게 국내 무대에 선 박찬호는 23경기에 나와 5승10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했다. 전성기에 비해 한참 모자라는 성적이었지만 자기관리 방법 등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며 젊은 투수들의 멘토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