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재계, 반일 국면 이용하는데 정부 무분별 수용”
김명환 구속에 “백만 노동자 대표하는 위원장 구금...안타까웠다”
2019-08-13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3일 주요 노동조합들을 잇달아 방문해 현 정부의 기업 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심 대표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반일 국면에 직면한 상황에서 “정부가 재계의 요구를 무분별하게 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찾아 간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심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금 재계는 반일 국면을 이용해서 그동안 자기들이 숙원과제로 삼아온 환경, 안전, 노동 관련 규제완화를 전면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그런 재계의 요구에 정부가 무분별하게 응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심 대표는 “정의당 빼고 나머지 정치권, 재계는 한 목소리라고 보면 된다. 정의당으로 역부족”이라며 “여러 규제 완화, 노동권 후퇴 시도에 대해서는 양대 노총이 자기 목소리를 확실하게 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노동조합을 대표하는 정치적, 조직적 구심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최근,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안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도 저임금을 받는 열악한 처지에 있는 노동자를 대변해 싸우고 계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했다.
심 대표는 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던 점을 언급하며 “촛불 정권이 들어선 상황이고 백만 노동자를 대표하는 민주노총의 위원장이 이렇게 구금 상태로 있어도 되는지 너무 안타까웠다”고도 했다. 이어 “민주노총 내에서도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대변하는 정치적 힘을 키워야 한다는 것은 대원칙”이라며 “‘1조합원 1당적 갖기’를 제안한다”고도 덧붙였다.
심 대표는 오후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금융노조를 잇달아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경청했다. 이 같은 심 대표의 행보는 범여권에서 탈피해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심 대표의 취임 일성과도 맞닿은 것으로 보인다. 오현주 대변인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최근 여당에서 주52시간 근로제 유예 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각종 규제완화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한 노동계의 의견을 들으려고 마련한 자리”라고 했다.
심 대표는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만나 “지금 같은 시기에 특히 노동존중 사회를 표방하는 정부에서조차 노동권 후퇴가 이뤄지고 있고, 제가 받은 느낌은 정부가 노동권 후퇴를 통해서 오히려 재계 달래기의 명분으로 접근하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며 “그래서 한국노총하고 정의당하고 정례적으로도 만나고 정책 채널은 일상적으로 가동되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