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맞은 신세계 정용진호, 내년도 암울

신세계 '거꾸로 가는 상생' 비난 쇄도, 검찰 압수수색까지 악재 '산적'

2013-12-02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출항 3주기를 맞은 신세계 정용진호가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2009년 말 오랜 경영수업을 끝으로 총괄 대표이사에 오르며 정용진식 경영에 재계의 온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정 부회장이 총괄 대표이사에 오른 직후 터져나온 각종 악재들은  신세계 정용진호의 발목을 부여잡고 놓아주지를 않고 있다. 

신세계 정용진호, 거꾸로 가는 경영

정 부회장은 지난 1994년 삼성물산 입사해 2009년 12월 신세계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가 그룹의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재계의 관심은 온통 그의 그룹경영에 대한 행보에 관심이 집중됐다.그러나 지난해 5월 신세계 백화점과 이마트를 분할하면서 주력사업이던 이마트의 매출이 급감했고, 이마트의 중국진출 또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실제로 중국 이마트는 지난해 약 95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매출액도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지난 해 중국 100대 유통기업 순위에서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게다가 신세계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으며 바람 잘 날 없는 나날을 보내기도 했다.지난 10월 초 신세계와 이마트 등은 베이커리 계열사 신세계SVN 등에 판매수수료를 과소 책정하는 방식으로 총 62억원을 부당 지원한 혐의를 통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40억6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또 같은 달 23일 경제개혁연대는 정 부회장 등 신세계와 이마트 임원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경제개혁연대는 “신세계SVN은 이명희 회장의 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40% 지분을 보유했던 비상장회사로 그룹 차원의 지원 행위로 2011년 매출이 전년 대비 54.1%나 증가했다”며 “이는 총수 일가의 지시에 따라 그룹 경영지원실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신세계는 관계 당국이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의 핵심인 ‘베이커리 사업’에 대해 철수를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버티기를 해와 빈축을 샀으며, 결국 신세계SVN의 대주주였던 정유경 부사장이 자신의 보유 지분을 전부 정리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세계는 대주주의 지분 정리와는 별도로 빵집 사업을 계속한다는 입장을 보여 여전히 경제민주화를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아울러 정 부회장은 최근 롯데 신동빈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과 함께 국회 청문회 불출석으로 인해 고발당해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상황이다.또, 지난달 29일에는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박은재)가 신세계그룹의 계열사 부당 지원 의혹과 관련해 그룹 본사와 계열사 이마트를 압수수색했다.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조만간 회사 실무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부당지원 의혹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워밍업 마친 정용진, 본격적인 출항 준비

신세계는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진 다음달 곧바로 대규모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국내 12개 계열사 중 8개사 대표이사 교체 등 현 경영진의 수장을 바꾸는  등 정 부회장이 총괄대표이사에 오른 후 사상 최대의 규모다. 신세계는 분야별 전문성 및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이마트는 MD전략본부를 식품본부/비식품본부 등 2본부 체제로 재편했다.업계에서는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영업 규제, 롯데쇼핑과의 인천점 분쟁 등으로 어려워진 경영환경을 경영진 교체를 바탕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한다.따라서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이 총괄대표이사에 오른 후 워밍업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경영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