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 5만t 쌀지원 거부하고 中서 100만t 받는다
中, 대규모 식량공급에 더해 관광업 진흥 협력 전망
2020-08-20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한국의 대북 식량지원을 거부한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쌀 80만t을 지원받을 것이라는 일본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또 중국이 유엔 대북제재 영향을 받지 않는 관광산업으로 북한을 물밑지원하려 한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그러나 정부는 당초 계획한대로 대북 식량지원을 위한 협의가 진전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0일 한국 정부 관계자와 북중 무역상 등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지난 6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북 뒤 대북 식량지원을 결정했다”며 “쌀 80만t을 보낼 예정”이라고보도했다. 아사히는 “옥수수 등 다른 곡물까지 포함하면 중국의 대북 식량지원 규모가 100만t 안팎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북한이 최근 외화벌이 수단으로 육성하고 있는 관광분야에서도 협력 확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는 북중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 방북 뒤 중국 정부가 여행업체 등에 북한에 가는 관광객을 500만명 규모로 늘릴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북한의 연간 중국인 관광객 유치 규모는 10만~20만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북한이 중국의 지원에 따라 식량·경제사정에서 한숨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해 (한국엔) 더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지난 6월 말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국내산 쌀 5만t을 북한에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북한 측이 당시 WFP와의 실무협의 과정에서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이유로 한국의 식량지원을 거부했다. 북한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이유로 남북간 대화 또한 중단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대북 식량지원을 추진하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초 정부가 목표한 대로 9월 안에 쌀 전달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지금 시점에서 된다, 안된다를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며 “WFP 측과 북한 간 협의가 책임 있게 빨리 진전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WFP와 북한 관계자들 간 만남이 평양에서 잘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북측의 공식 입장을 계속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이 북한에 대규모 식량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일부 외신 보도와 관련해서는 “진위부터 파악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