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양극화 역대 최악...자영업자 몰락 가속화
실업급여·아동수당 등 정부지원이 줄어든 근로소득 상쇄
2020-08-22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올해 2분기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의 소득 격차가 2분기 기준 역대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의 임금소득과 공적이전소득이 크게 늘었지만 저소득층은 임금소득이 크게 줄고, 그나마 실업급여나 근로장려세제 등 정부 지원 소득이 있어 감소세가 멈췄다. 중산층 자영업자가 저소득층으로 전락하는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2019년 2분기 가구(가구원 2인 이상)에서 소득양극화를 판단하는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5.30배로 나타났다. 5분위 배율은 소득 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값이라 수치가 클수록 소득분배가 불균등하다고 해석하는데, 이 지표가 1년 전(5.23배)보다 악화한 것이다. 2분기 기준 같은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래 최악이다.
소득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은 1분위 소득은 1년 전과 비교해 0%(132만6000원) 증가로 제자리걸음인 반면 5분위 소득은 3.2%(942만6000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5분위의 임금소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늘었고, 공적연금이나 실업급여 등 공적이전소득도 꾸준히 증가했다. 2분위와 3분위 4분위는 소득이 각각 4%, 6.4%, 4% 증가했다.
그나마 급락을 거듭하던 1분위 소득 감소세는 멈췄다. 크게 줄어든(15.3%) 근로소득 부분을 아동수당과 실업급여, 국민연금 등 역대 최대의 정부 정책효과가 상쇄했다. 공적 이전소득(사회수혜금, 기초연금 등)은 33.5%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시장소득 기준 5분위 배율과 균등화처분가능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의 차이인 3.77%포인트가 정책 효과로 볼 수 있다”며 “이는 2분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라고 했다.
중산층 자영업자들이 저소득층으로 떨어지는 ‘가구 이전 현상’도 확인됐다. 1분위 근로자가구 비중이 전년 32.6%에서 올해 29.8%로 줄고, 근로자 외 가구는 67.4%에서 70.2%로 늘었다. 올해 2분기에 1분위 사업소득이 15.8% 늘어난 것도 중산층 자영업자의 유입이라는 풀이도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1분위 사업소득이 늘어난 것은 전반적인 자영 업황이 좋지 않아서 2·3분위 자영업자가 1분위로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